수소에너지가 급부상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화석에너지와 다르게 생산 및 이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수소발전까지 이어진다면 화석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임으로써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수소에너지 생산 코스트가 높아 실용화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으며 수소충전소는 폭발 위험성 때문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은 전기자동차에 중점을 두면서 수소화를 서두르지 않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은 전기자동차와 함께 연료전지자동차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 경제·사회를 건설함으로써 미국·유럽을 단번에 추월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수소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견되고 있으며 자칫하면 실용화 단계에서 큰 차이로 벌어져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민간 영역에서도 일본은 공개적이나 한국은 비밀주의에 휩싸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내 수소경제 정책은 2040년 연료전지자동차 생산량을 620만대로 확대해 글로벌 1위에 올라서겠다는 등 요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구체성이 결여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료전지자동차는 2019년 4000대 이상 보급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미 물 건너갔고 수소충전소도 2022년까지 310개를 건설할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스러우며, 그린수소 생산량도 2040년 526만톤으로 확대한다고 하나 구체성이 전혀 없다.
특히, 수소 공급가격을 2040년 kg당 3000원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하나 어떠한 방법으로 경제성을 확보할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019년 수소·연료전지 로드맵을 수정하고 2040년까지 연료전지자동차 80만대를 보급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자동차와의 가격 차이를 2015년경 대당 70만엔 이하로 낮추고, 수소충전소도 2025년까지 320곳을 정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수소 조달 코스트, 수소충전소 정비 및 운영 코스트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음은 물론 수소충전기기의 사양과 제어방법을 통일시키고 주요 기기의 코스트다운 목표도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기업 뿐만 아니라 철강·정유·석유화학기업들이 협업해 자재 및 원료 생산에 참여토록 독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수소사회를 추진하면서 수소의 코스트 경쟁력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수소에너지가 아무리 친환경적이라고 하더라도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지면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초기에는 정부가 연구개발을 지원함으로써 높은 코스트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관련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경쟁을 통해 스스로 코스트를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부도 수소경제를 외치면서 그럴싸하게 포장만 할 것이 아니라 수소를 실용화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허공의 메아리만 되돌아오는 헛구호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수소 경제·사회를 앞당길 수 있는 효율성 있는 대책 강구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