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입의존도가 만성적으로 높은 소재·장비가 상당하며, 앞으로 한일관계 변화로 인한 피해를 피하려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12월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중요도가 높은 산업은 국내에서 핵심소재를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등 자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경총이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개최됐으며, 주제는 “한일 양국 산업의 협력과 경쟁 - 한일 서플라이체인 변화를 중심으로”이다.
이부형 이사는 한일 서플라이체인(공급망) 변화와 대응전략 주제 발표에서 “일본산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이 최근 다시 증가하고 만성적인 품목도 상당수 있다”며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의 산업과 경제는 한일 관계에 의해 언제든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점진적으로 대외의존도를 낮추어 외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내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유엔 국제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일본산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2015년 36개에서 2018년 45개로 증가했다. 화학제품(24개), 기계(8개), 철강(7개), 석유제품(4개), 자동차(1개), 정밀기기(1개)가 속하고 화학제품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도 96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유엔 국제무역통계 HS코드 6단위 기준으로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수는 4200개에 달한다.
그러나 수출규제 영향을 줄이겠다고 모든 품목을 국산화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부형 이사는 “탈일본이 반드시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장기적으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등 양국이 경제적 혜택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무역분쟁에 대비해 모든 것을 국산화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과 협력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