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은 장기적인 가격상승 추세를 뜻하는 슈퍼사이클이 지나고 본격적인 다운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 화학제품 생산 및 수출이 모두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화학산업 관계자들은 미국이 슈퍼사이클에서 일반적인 사이클로 돌아왔을 뿐 상대적으로 경쟁력 우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등으로 거시경제를 예측하기 어려우나 셰일(Shale) 베이스 원료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경트럭 중심으로 수요 호조
미국은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인 2009년 1000만대 수준에서 서서히 회복돼 최근 몇년 동안 1720만대를 유지했으나 2020년에는 교체수요 감소, 대출 및 인센티브 축소의 영향으로 1600만-1700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차종은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픽업트럭 등 경트럭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트럭 평균 단가가 승용차에 비해 1.5배 높기 때문에 금액 기준으로는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경트럭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중심지인 중서부 및 남부지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웃도어, 스포츠, DIY(Do it Yourself) 등 라이프스타일과 직결됨에 따라 1인 가구부터 가족까지 구매층이 폭넓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경트럭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 화학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자동차기업들이 인기가 많은 SUV, 픽업트럭을 개발할 때 초기단계부터 일본기업을 참여시켜 차체 경량화 기술, 고부가가치 내·외장부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일본산 자동차에 투입한 경험이 있는 섬유 강화 플래스틱 및 내열성 수지를 이용한 경량화, 모듈화에 따른 코스트 절감을 제안하고 있다.
EV, 운전거리·충전시간이 걸림돌
전기자동차(EV)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에는 테슬라(Tesla Motors)가 모델3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EV 판매가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거래는 캘리포니아(California)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V는 1회 충전당 운전거리가 짧아 장거리 운전 비율이 높은 미국에 적합하지 않고 단점이 있으며 충전시간도 일반충전으로 몇시간, 고속충전으로도 몇십분이 필요해 미국인의 기질에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 자동차기업들은 글로벌 EV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제네럴모더스)은 신규모델 투입을 목표로 2019년 10월 말 비준한 근로협약에서 미시간(Michigan) 소재 헴트램크(Hamtramck) 공장 생산제품을 전동자동차로 변경했으며 오하이오(Ohio)에 EV 배터리 공장을 신규 건설할 계획이다.
포드(Ford Motor)는 2020년 머스탱(Mustang) 브랜드의 EV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EV가 우수한 가속감, 낮은 무게중심에 따른 조종 안정성, 레벨3의 자율주행, 1장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심플한 운전석 등 차세대 자동차로서 매력적인 부분이 많으며 휘발유(Gasoline) 자동차와 판매가격이 비슷해지고 고속충전설비가 보급되면 예상 이상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V 트럭도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지 벤처기업 리비안(Rivian)은 일본기업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공장을 인수해 2020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테슬라도 소형 EV 트럭을 생산할 방침이라고 발표해 인기차종에 대한 EV 적용이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되고 있다.
ICT, 플랫폼 성장으로 소재산업에 영향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은 플랫폼을 공급하는 GAFA, 즉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이 견인하고 있다.
구글은 검색사이트, 애플은 스마트폰, 페이스북은 SNS,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종합적인 대응에 따라 새로운 디바이스 및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과도 협력해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스마트사회 발전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소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가전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했으나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금융업을 발전시켰으며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에는 플랫폼 강국으로 성장함으로써 글로벌 산업구조 재편을 이끌고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을 매개로 소비행동 및 서플라이 체인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은 B2C(Business to Consumer)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로 B2B(Business to Business) 중심인 화학산업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플랫폼은 화학기업이 소재를 공급하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바이스, 반도체 소재가 뒷받침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공정용 B/G(Backgrinding) 테이프, 포토마스크용 방진커버, 특수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에 사용되는 COC(Cyclic Olefin Copolymer)를 AR(증강현실) 및 VR(가상현실) HMD(Head Mounted Display)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덴카(Denka)는 반도체 및 자동차 관련소재와 함께 첨단기기에 필수적인 LiB(리튬이온전지) 원료로 전도성 보조제, 방열제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실리콘밸리에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를 설치해 스타트업을 탐색하고 있다.
소재, GAFA의 하청기업 전락 우려
화학기업들이 주목하는 소재계열 스타트업은 통신, 소프트웨어에 비해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다.
생산설비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아사히카세이는 중국 상하이(Shanghai)에 새롭게 CVC 거점을 설치해 소재계열 스타트업 발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재산업을 근본부터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소재 개발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토대로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정밀도 높은 소재 개발을 실현하려는 전략으로, 실리콘밸리에 소재 분야의 GAFA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화학기업 입장에서는 목표로 하는 소재를 단기간에 개발할 수 있게 되는 이점이 있으나 주요 수요처인 전자 및 자동차기업의 소재 개발이 용이해지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산업은 EV가 주류로 부상하면 자율주행을 포함한 주도권이 GAFA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뿐만 아니라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화웨이(Huawei) 등 중국 플랫폼 공급기업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재산업은 GAFA의 하청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B2B에 머무르지 않고 B2C를 고려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약, 벤처부터 메이저까지 보스턴 집중
제약 시장은 보스턴(Boston)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케임브리지(Cambridge)와 함께 100사 이상의 제약 관련 벤처기업이 집적한데 이어 화이자(Pfizer), 노바티스(Novartis),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사노피(Sanofi) 등 글로벌 제약 메이저들이 잇따라 연구소를 개설하고 있다.
일본기업 중에서는 다케다약품(Takeda Pharmaceutical)이 유일하게 자리 잡고 있다.
다케다는 2014년 취임한 크리스토프 웨버 사장 지휘 아래 2016년 제약기업의 생명선인 연구소를 재편했다. 영국 연구소를 폐쇄하고 일본, 미국 보스턴과 샌디에이고(San Diego)로 집약했고 보스턴은 4개 중점영역 가운데 기대가 높은 암과 소화기를 담당하고 있다.
연구소 재편 이후 일본에서 보스턴으로 이동한 연구자 100여명은 본사에서 경영, 연구소에서는 연구만을 담당하는 일본과 달리 경영과 연구가 융합된 점에서 놀라움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의 보스턴 연구소는 암면역요법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암면역요법은 항암제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에 있는 면역기구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니볼루맙(Nivolumab), 펨브로리주맙(Pembrolizumab)으로 대표되는 면역관문억제제, CAR-T 세포 치료제 킴리아(Kymriah) 등이 있다.
다케다는 2020년 말까지 신규 세포요법 플랫폼 5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야마구치(Yamaguchi)대학교와 협력하고 있는 프라임 CAR-T 세포는 킴리아가 듣지 않는 고형암을 겨냥하고 있으며, 텍사스(Texas)대학교 MD Anderson 암센터로부터 권리를 취득한 CAR-NK 세포는 킴리아와 달리 환자 본인의 세포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속도가 빠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추신경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일본 연구소에서는 최근 기면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견했다.
각성물질인 오렉신(Orexin)을 자극해 과도한 수면을 방지하는 세계 최초의 작용기서로, 장기간 도입제품에 의존하던 다케다가 오랜만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멕시코, 트럼프 취임 이후 경제 침체 장기화
멕시코는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2019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심각한 불황을 맞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전부터 성장을 견인해온 민간 주도의 자유주의 경제를 빈부격차와 부정부패의 근원이라며 부정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달아 중단시키는 등 투자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수출기지로 급성장한 자동차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불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힘입어 경제 발전을 이루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가 미국으로부터 고용을 빼앗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새롭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결에 합의했다.
멕시코는 새로운 협정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모든 멕시코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발표했고 이후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관세 부과가 보류됐으나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12월 취임했으며 “범죄, 부정부패, 빈곤으로 피폐한 멕시코를 개혁하겠다”고 선언해 빈곤층으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 동안 부정부패 적발, 마약 카르텔 박멸에 힘을 기울임과 동시에 해외자본을 포함한 민간 주도의 자유주의 경제는 부정부패와 빈부격차의 근원이라고 부정하면서 이전 정권이 결정한 신규공항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따라 중단시키고 민간에 개방하던 석유 광구 입찰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은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며 공공투자도 긴축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자동차, 한국 제치고 세계 6위 부상했으나…
멕시코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만달러에 근접하고 있어 신흥국 가운데 상위에 자리 잡고 있으나 경제는 극히 적은 부유층이 부를 지배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정권은 상속세를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빈곤층에 대한 선심성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멕시코는 2018년 자동차 생산대수가 400만대를 돌파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6위로 부상했으나 자동차 생산기업들의 투자는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요타(Toyota Motor)는 2019년 12월 신규 가동한 과나후아토(Guanajuato) 공장에서 승용차 Corolla를 약 20만대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픽업트럭 Tacoma를 10만대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포드는 산루이스포토시(San Luis Potosi)에 16억달러를 투입해 소형 승용차 등을 생산하는 신규공장 건설계획을 철회했다.
멕시코 자동차 시장은 소형 승용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 수요가 침체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권이 탄생한 이후 달러에 대한 환율이 떨어져 멕시코 중앙은행이 환율 하락 및 수입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대출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멕시코 자동차 수요는 약 140만대로 수입제품이 약 100만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물량 400만대 가운데 90% 수준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픽업트럭, SUV 등 대형 자동차가 인기를 끄는 등 소비구조가 변화하고 있어 멕시코 자동차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