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그룹)은 2019년 순이익이 1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3일 공개한 공시대상(자산 5조원이상), 상호출자제한(10조원이상) 기업집단 경영실적에 따르면, 64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2019년 매출은 1401조6000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약 1.5%(20조4000억원) 감소했다.
평균 매출은 24조1000억원에서 21조9000억원으로 9% 정도 줄었다.
매출 증가 1-3위는 현대자동차(11조5000억원), 효성(4조원), 넷마블(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지동차는 완성 자동차 판매 호조, 자동차부품 계열사 매출 증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으로, 효성은 ㈜효성 분할에 따른 회계상 매출 감소요인 해소로,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로 각각 매출을 늘렸다.
하지만, SK(22조4000억원), 삼성(13조8000억원), GS(5조5000억원) 급감했다. 공통적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침체가 매출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 당기순이익은 92조5000억원에서 48조원으로 48%, 평균 당기순이익도 1조6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50% 줄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순이익은 2015년 49조5000억원, 2016년 53조8000억원, 2017년 100조2000억원, 2018년 92조5000억원, 2019년 48조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석유화학에 주력하는 삼성(19조7000억원), SK(14조7000억원), LG(3조5000억원) 줄어 순이익 감소가 컸다.
반면, 현대차(3조8000억원), 두산(1조3000억원), 포스코(80000억원)는 순이익이 늘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의 면세사업 부문 매각에 따른 것이고, 포스코는 자산손상 차손이 줄어들고 사업설비 처분 이익이 발생했다.
삼성, SK, LG 등 최상위 기업집단(그룹)의 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기업집단 사이의 경영실적 격차는 다소 좁혀졌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자산, 매출, 순이익은 전체 64개 기업집단의 52.6%, 55.7%, 68.5%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54.0%, 57.1%, 72.2%를, 2018년에는 53.4%, 56.7%, 67.2%를 기록했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5대 그룹 쏠림 현상이 완화됐지만 일시적인지 추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반도체 및 석유화학 등 상위집단의 주력업종 불황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앞으로 쏠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