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산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1분기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화학기업들은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가전 등 전방산업이 위축됨에 따라 대부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LG화학은 영업이익이 2365억원으로 15.9%, 금호석유화학은 1331억원으로 7.2% 감소했으며 3월 대산공장 폭발사고가 겹친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86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주요 석유화학제품 스프레드가 개선됐으나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영업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일부기업은 마스크, 구강청결제, 라텍스 장갑 등 코로나19 관련 위생용품 수요가 충격을 일부 흡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SKC는 음료수, 화장품용 소재로 판매하고 있는 PG(Propylene Glycol)가 구강청결제와 손 소독제 용도로도 판매되면서 PG 생산을 맡고 있는 합작기업 SK피아이씨글로벌이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SKC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에 따라 구강청결제 수요가 늘어 PG의 구강청결제용 판매는 2019년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기초화장품용 PG 판매 역시 늘었다”고 강조했다.
SKC는 필름부문에서는 의료진과 서비스업 종사자 등의 수요가 증가한 안면보호대용 필름 매출이 늘었고 엑스레이 필름용 매출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SK케미칼은 매출이 20.9% 감소했지만 안면보호대 등 방역과 관련한 신규 수요가 확대된 영향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119%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체 매출이 1조2254억원으로 3.6% 감소했으나 합성고무 사업부 매출은 4693억원으로 1.7% 감소하는데 그쳤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합성고무는 고원가 재고를 해소하고 원료가격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NB-라텍스(Nitrile Butadiene-Latex) 수요가 꾸준해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NB라텍스는 니트릴 장갑으로 알려진 라텍스 장갑의 원료로 코로나19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4월부터 베트남 PP(Polypropylene) 공장에서 일부 설비를 마스크용 원사인 스펀본드(Spunbond) PP 생산으로 전환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스펀본드 PP는 장섬유용 원료로 마스크나 의료용 가운 등에 사용되는 부직포를 생산하는 수요기업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 베트남 공장을 증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소독제 원료인 IPA(Isopropyl Alcohol)를 생산하는 이수화학은 최근 에탄올(Ethanol)이 품귀 현상을 나타내면서 대체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수화학에 따르면, 1분기에 필리핀에서 IPA 신규 수주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