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화학산업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수요 침체에 따른 수급밸런스 붕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후변동 억제, 순환경제 구축 등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주류를 이루던 세계적인 트렌드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화학기업들은 성장전략을 재검토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석유화학, 국제유가 폭락의 양면성 주목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후변동에서 감염병 등 질병 방지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 리사이클 촉진 등에 투입될 예정이던 자금이 바이러스 진단기술 혁신,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등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후변동, 순환경제 등 트렌드를 견인해온 EU 가입국들은 감염병 확산으로 의료체계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으며 결속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 폭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뉴욕 선물거래서 거래되는 WTI(서부텍사스 원유) 기준 배럴당 20달러 안팎으로 약 20년 전 수준으로 폭락했으며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화학산업은 화석연료 가격 하락이 장기화됨으로써 재생에너지 및 플래스틱 리사이클 시스템 개발에 대한 투자가 침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 석유화학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아시아 석유화학산업은 미국산 셰일가스(Shale Gas) 베이스 저가제품이 유입되고 산유국을 중심으로 정유공장에서 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케미컬리파이너리(Chemical Refinery)가 확대됨에 따라 2020년 이후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약세를 지속하면 미국의 셰일가스·오일 개발에 제동이 걸릴 뿐만 아니라 케미컬리파이너리 투자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석유화학산업은 다시 호황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세계적인 흐름을 토대로 성장사업을 설정하고 미래전략을 구축하고 있어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침체에 에너지 직격탄 우려…
코로나19는 글로벌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국인 중국은 정부가 이동 및 공장 가동을 규제함에 따라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8%로 2019년 4분기에 비해 12%포인트 이상 하락해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광공업 생산은 최근 6개월 감소율을 산출해 연평균으로 환산한 결과 3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으나 대폭적인 침체는 처음이다.
전염병은 대부분 일과성이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코로나19는 통제가 어려운 수준으로 파급되고 있고 감염 확산의 중심이 유럽과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경제활동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수출 감소 등으로 완전한 회복세를 나타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경기후퇴를 확신하고 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IEEJ)는 최근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분석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장기화 시나리오를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도가 비교적 낮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지역,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러시아, 중앙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에도 감염이 확산되고 동아시아 등 감염도가 절정에 이른 지역에서는 관광, 무역,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석유 수요는 2019년 일일 1억배럴에서 연평균 250만배럴 이상, 천연가스는 840억입방미터에서 60억입방미터 감소하고 LNG는 3억4900만톤으로 전년대비 500만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석유제품은 교통수단용 연료 수요가 침체되는 가운데 유럽, 미국, 아시아에서 제트엔진용 휘발유(Gasoline) 수요가 대폭 감소하나 나프타(Naphtha), 액화석유가스(LPG), 에탄(Ethane)은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연가스, LNG는 소비 중심지인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도 수요가 크게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요 침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에너지 생산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투자 위축을 유발해 수급 밸런스, 소비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석유기업, 유전개발·설비투자 축소
엑손모빌(ExxonMobil)은 2020년 설비투자(CAPEX)를 30%, 사업경비(OPEX)를 15% 감축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도시 봉쇄가 이어짐에 따라 원유, 석유제품, 화학제품 기초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유전 개발 계획을 중심으로 투자 감축을 결정했으나 싱가폴의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손모빌은 2020년 각종 생산제품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설비투자를 330억달러에서 230억달러로 100억달러 줄이기로 결정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감축을 검토함과 동시에 수요 감소가 장기적으로 생산체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 텍사스(Texas) 소재 퍼미안(Permian) 분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유전 개발 투자를 대폭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계획 자체를 축소하지는 않고 수요가 회복되면 개발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남미 기아나(Guiana) 소재 유전 개발 프로젝트는 이미 착수한 No.2 광구에서 예정대로 2022년 생산을 시작하고 아직 착공하지 않은 No.3 광구는 1년 가량 보류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던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손소독제에 사용하는 IPA(Isopropyl Alcohol)와 마스크 소재인 PP(Polypropylene) 안정공급에 힘을 기울임과 동시에 재이용할 수 있는 마스크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싱가폴에서는 정유공장 고도화 투자를 본격화해 주롱(Jurong) 소재 정유공장에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그룹1로 불리는 광유계 윤활기유 생산을 일일 2만배럴 확대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질유분, 연료유를 부가가치 높은 윤활기유로 전환함으로써 정유공장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자동차엔진용 윤활유 등에 투입되는 그룹2는 그룹1 기유에 비해 황 함유량이 적고 저온에서 높은 기능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회수한 폐가스를 압축해 플레어를 줄이는 기술, 폐열을 회수해 증기 생성에 이용하는 에너지 절감기술을 실용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엑손모빌은 싱가폴 정부와 이산화탄소(CO2) 저장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한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BP(British Petroleum)도 2020년 설비투자 예상액을 약 120억달러로 약 25% 감축했다.
코로나19 감염지역이 중국에 이어 유럽, 미국, 중동 등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소비 침체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료, 제트연료, 윤활유 수요가 대폭 감소해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설비투자 및 투자 억제 등으로 재무구조를 강화해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셸(Shell)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에 대응해 운영비용 및 설비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다.
설비투자를 2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이하로, 운영비용을 30억-40억달러 감축해 세금공제 전 기준으로 잉여현금흐름 80억-90억달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나프타, 역외물량 유입으로 공급과잉
코로나19는 석유화학제품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2020년 4월6일 사우디와 러시아가 일일 10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후 나프타 가격이 톤당 160달러에서 2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으나 525달러 안팎을 형성하던 1월 말에 비해서는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역외에서 나프타 유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제트연료, 휘발유, 경유 등 수송연료용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고 휘발유 소비대국인 미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도시 봉쇄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도 4월 초부터 수도 아부자(Abuja) 등 주요 도시에서 봉쇄를 시작했다.
인구가 약 2억명에 달하는 나이지리아는 사하라(Sahara) 이남에 위치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손꼽히는 휘발유 소비대국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유럽의 석유제품 수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프타는 에틸렌(Ethylene) 크래커를 통해 석유화학제품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등으로 분해되며 휘발유에 혼합하는 연료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
유럽 및 미국 나프타 시장은 아시아에 비해 연료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나 휘발유 수요 감소로 공급과잉이 심화됨에 따라 아시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수출을 4월까지 월평균 120만-140만톤으로 유지한 후 5월 230만톤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에틸렌 크래커용을 중심으로 나프타 수요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에틸렌 생산기업들은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유럽, 미국에서 취사 및 난방연료용으로 LPG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상승하자 원료를 LPG에서 나프타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 플랜트 가동 재개도 나프타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브렌트유(Brent)와 나프타의 스프레드는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나프타 시장은 일반적으로 5-6월 정유공장 정기보수 기간이 끝나 공급 자체가 늘어나며 역외물량 유입까지 늘어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 및 미국산 나프타는 아시아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이나 수송비를 포함하면 수출 채산성이 맞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음에도 미국에서는 동쪽 항로를 이용하는 휴스턴(Houston) 뿐만 아니라 서부에 위치한 캘리포니아(California) 소재 정유공장에서도 아시아로 나프타를 수출하고 있다.
유럽 및 미국은 휘발유 수요가 증발함에 따라 경제적 합리성을 따지지 않고 물리적으로 아시아에 나프타를 수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에틸렌, 수요 침체로 가동률 하락
아시아 지역에서 가동하고 있는 에틸렌 크래커는 9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다운스트림인 PE(Polyethylene), PP, 합성고무 등은 수요가 침체되고 있다.
자동차 생산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판매 감소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조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프로판(Propane)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Propane Dehydrogenation) 설비 등 경쟁 플랜트 가동률이 상승하
고 있다.
식품포장필름 등에 사용되는 PE는 코로나19 타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나 자동차 범퍼 등에 사용되는 PP, 타이어 및 연료호스에 투입되는 합성고무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앞으로 에틸렌 크래커 가동률이 80%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2월 에틸렌 크래커 가동률이 94.9%로 75개월 연속 90%를 돌파했으나 PE, PP 등 4개 합성수지는 출하량이 감소해 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 춘절 성수기에 대비해 2019년부터 재고를 축적했으나 경기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수요가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음에 따라 대부분 감산을 통해 재고 감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상한 수요기업들이 구매하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PE, 안정적인 수요에도 경쟁 심화 불가피…
코로나19는 석유화학 설비 가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유공장은 수송연료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으나 유럽, 미국은 아직까지 가동중단이 불가피한 정유공장 및 석유화학 플랜트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너지 및 화학 분야를 필수 인프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4월7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도쿄(Tokyo), 가나가와(Kanagawa), 사이타마(Saitama), 치바(Chiba), 오사카(Osaka), 효고(Hyogo), 후쿠오카(Fukuoka) 등 7개 도‧부‧현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석유, 석유화학, LPG를 포함한 인프라 관련을 안정적인 생활 확보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지정하고 사업 지속을 요청했다.
그러나 나프타를 월평균 약 50만톤 수출하는 인디아는 인력부족 등이 영향을 미쳐 정유공장은 생산량 조절, 에틸렌 크래커는 가동 중단의 위기에 몰려 현물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셰일 시장은 국제유가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폭락함에 따라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셰일오일 생산기업 Whiting Petroleum은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제유가 폭락이 셰일 베이스 에탄을 원료로 생산하는 PE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나프타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셰일 베이스 에탄과의 차이가 여전히 2배 수준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기업들이 PE 생산을 재개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대규모 정기보수 지연 가능성…
2020년은 아시아 에틸렌 크래커의 정기보수가 집중되는 시기로 일본에서도 6기가 정기보수를 예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사태를 선포했음에도 정기보수 계획을 미룬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자율적인 보안을 중시하는 유럽 및 미국에서는 일본 고압가스보안법과 같은 규제가 없어 유지보수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기보수를 건너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2020년 대규모 정기보수를 봄철부터 여름철까지 집중할 계획이었고 모두 예정대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외출 자제를 권고하거나 현장에서 감염자가 나오는 영향으로 유지보수 및 검사에 필요한 인력이 감소해 정기보수가 계획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산업성은 고압가스보안법 특례조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틸렌 크래커는 총 12기 가운데 6기가 2020년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JXTG에너지의 가와사키(Kawasaki), 도소(Tosoh)의 요카이치(Yokkaichi) 크래커는 4월 말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의 이바라키(Ibaraki), 마루젠(Maruzen Petrochemical)의 치바 크래커는 장기연휴 이후 7월까지 약 2개월간,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의 오사카(Osaka) 크래커는 6-7월 정기보수에 들어갈 예정이며 모두 계획에 변경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에틸렌 크래커 이외의 석유화학 플랜트도 다수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는 기준에 정부가 4월18일 긴급사태 선언 지역을 전역으로 확대함에 따라 정기보수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기보수 인력 부족에 일정 차질까지…
에틸렌 크래커를 포함한 석유화학 컴플렉스는 정기보수를 실시할 때 전국에서 유지보수 및 검사 종사자가 최대 수만명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보수를 앞두고 있는 석유화학 컴플렉스는 이미 작업을 위한 임시 가설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해 작업자 등이 들어올 때 소독과 체온검사를 실시하고 대기장소, 점심시간을 확대해 밀접접촉을 방지하는 등 감염증 대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감염 상황에 따라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외출 및 이동에 대한 자제 권고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기보수 현장에서 감염자가 나오면 해당 작업반 전체에 대한 검사 및 대기가 요구됨에 따라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정기보수는 대부분 몇년 전부터 유지보수 사업자가 외주를 포함해 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전국에서 모집해 진행하는 특징이 있어 정기보수가 연기되면 인력 및 숙박업소 재확보, 일정조절 등이 불가피하며 작업자들은 대부분 연간 일정이 고정돼 있어 유지보수 사업자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지보수 시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인력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에틸렌 크래커는 가동을 시작한지 50년 이상 지난 설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이루어져 정기보수에 소요되는 업무량 및 공사일수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유지보수 인력이 부족한 문제도 있어 공사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정기보수 시기 분산화를 유예할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 문제가 정기보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신속한 대응도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일본은 고압가스보안법을 통해 고압가스를 취급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정기적 자율검사 및 보안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검사기간도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기보수 및 검사가 지연됨으로써 정해진 기한까지 검사가 불가능한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산업성은 고압가스보안법 성령을 개정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사업자에 대해 검사기한을 몇 개월 연장할 수 있는 유예조치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여름까지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는 사업자가 적용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기보수는 동일 사업자가 여러 현장을 담당하는 사례가 많아 도미노식으로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신차 판매 부진으로 생산 조절
자동차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 침체의 영향으로 생산을 조절하고 있다.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유럽에서는 이태리, 스페인에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으며 3월 중순에는 최소 17개국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미국 자동차기업 3사를 비롯해 일본 혼다(Honda Motor), 도요타(Toyota Motor)가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아시아 지역도 입국 및 이동제한이 이루어져 일부 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한 중국도 여전히 낮은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5개 공장의 7개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스즈키(Suzuki Motor)가 자회사를 포함한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마쓰다(Mazda)는 멕시코 공장을 3월25일부터, 타이 공장을 3월30일부터 약 10일간 중단했다.
도요타는 2월까지 세계 생산량과 일본 생산량 모두 5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닛산자동차(Nissan Motor)는 세계 생산량이 전년동월대비 28.5%, 일본 생산량이 29.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기업은 신규 자동차 판매 부진에 대응해 가동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가동중단 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타이어 생산기업은 아시아 지역에서 현지 정부 요청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브리지스톤(BridgeStone)이 공장 가동중단을 포함한 생산 조절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타이어 생산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가동중단 계획을 발표한 도요타이어도(Toyo Tire) 세계적인 수요 침체에 대응해 재고를 확대하고 있고 수출비중이 높은 센다이(Sendai) 공장은 4월3-9일 7일간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자소재, 감염 확산으로 공급망 혼란
전기·전자산업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전자소재 시장은 2018년 후반부터 경기침체, 미국과의 무역마찰 영향으로 침체되기 시작했으며 2019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2020년에는 5G(5세대 이동통신) 수요에 힘입어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코로나19가 중국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한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서플라이 체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LCD(Liquid Crystal Display) 및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패널, 반도체, 통신기기 생산기업들은 2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나 미국에서 감염이 확대됨에 따라 3분기 이후에도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박형 TV,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LCD 생산량이 세계 1위로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2월 가동률은 20% 수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후베이(Hubei)의 우한(Wuhan) 지역에서는 CSOT가 LTPS(Tertiary Dececyl Polysulfide) LCD 및 6세대 OLED, 티엔마(Tianma)가 4.5세대 LTPS LCD 및 6세대 OLED, BOE가 10.5세대 LCD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우한은 4월8일 봉쇄가 해제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나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기까지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종업원 확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감염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2주간 격리 등 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 브랜드 및 부품 생산기업이 있는 북미, 유럽, 한국, 일본으로 감염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서플라이 체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배터리도 디스플레이와 같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후베이성과 주변지역에 배터리 셀 생산이 집중되고 있으며 LiB(리튬이온전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 배터리 소재는 중국이 세계 출하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배터리 시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주력 수요처인 전기자동차(EV)가 주행거리 문제 등으로 예상만큼 보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도 서플라이 체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중국 뿐만 아니라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 미국 테슬라(Tesla)도 신규 자동차 판매 계획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는 디스플레이, 배터리에 비해 코로나19의 영향이 경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공장은 물류, 패키징, 테스트 부문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가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바이스 생산기업이 종업원 확보 및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표, 그래프: <중국의 광공업 생산동향, 일본의 에틸렌 크래커 가동률 변화,일본의 4대 합성수지 생산·출하실적(2020.2), 일본 에틸렌 크래커의 생산능력 및 정기보수 계획, 일본 자동차기업의 생산조절 계획, 일본 타이어 생산기업의 가동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