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정유산업은 2020년 들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한 이후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는 물론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고 경기침체로 공급 대비 수요가 대폭 줄어들면서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상반기에 4억4393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정제마진도 3월 말 적자 전환한 이후 배럴당 0달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폴 복합 정제마진은 3월 셋째주 마이너스 1.9달러를 기록했고 6월 셋째주와 넷째주 각각 0.1달러를 형성하며 13주만에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7월에 다시 마이너스 0.5달러로 적자 전환했고 0달러를 중심으로 소폭 적자와 흑자를 반복할 뿐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9월에는 첫째주 마이너스 0.8달러, 둘째주 마이너스 0.1달러를 기록하며 정유기업의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삶의 형태가 변화하는 등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요인으로 타격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동을 제한하면서 도로‧항공 등 수송연료용 석유제품 소비가 현저하게 감소했고 전체 석유제품 수요를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정제마진은 국제유가 약세로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국내 원유 수입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Dubai)는 6월15일 38.35달러를 형성한 후 한동안 40달러대를 유지했으나 9월9일 39.49달러로 떨어지며 3개월만에 40달러가 붕괴됐고 9월15일에는 39.24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감소하며 불안해진 심리가 시장에 반영돼 앞으로도 국제유가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실적을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 4사는 상반기에 코로나19 여파로 SK이노베이션이 2조2149억원, 에쓰오일 1조1716억원, GS칼텍스 1조1651억원, 현대오일뱅크 5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내면서 합계 적자액이 약 5조원에 달했다.
3분기에는 수송용 수요가 소폭 개선됐지만 수율이 높은 산업용 경유 수요가 악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요원해지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