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때 촉매로 백금(Pt) 대신 가격이 저렴한 전이금속을 사용하면서도 효율과 내구성은 백금계 촉매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9월20일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유성종 박사팀이 백금을 사용하지 않고도 수소 생산효율을 높이고 비백금 촉매의 한계였던 내구성 문제를 극복해 안정성을 확보한 전이금속 소재 촉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수소 생산방법에는 부생수소 포집, 화석연료 개질, 수전해 등이 있다.
잉여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 방식은 친환경적이지만 수소 생산을 촉진하는 촉매로 효율과 내구성이 다른 물질보다 월등히 좋은 백금을 사용해야 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되고 있는 고분자 전해질막(Proton Exchange Membrane: PEM) 기반 수전해 장치는 전이금속 촉매로도 수소 발생 반응 활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으나 기존 전이금속 촉매는 전기화학적 환경에서 쉽게 부식돼 내구성이 매우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유성종 박사팀은 저가 전이금속 촉매인 인화몰리브덴(MoP)에 스프레이 열분해(Spray Pyrolysis) 공정을 적용해 표면에 소량의 티타늄(Ti)을 주입함으로써 수소 생산효율과 내구성을 백금 촉매 수준으로 크게 높인 전이금속계 수전해 촉매(Ti-MoP)를 개발했다.
Ti-MoP 촉매는 수소 발생 반응 활성도가 백금계 촉매와 동등한 수준을 보이면서도 내구성은 기존 MoP 촉매보다 26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MoP 촉매는 반응 48시간 안에 활성이 20% 이상 떨어져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Ti-MoP 촉매는 15일간 작동 후에도 성능이 초기보다 5% 이내로 떨어졌고 3개월 작동 후에도 초기 성능의 80%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몰리브덴은 값이 싸고 비교적 다루기 쉬워 에너지 전환 및 저장장치 촉매 재료로 사용되지만 산화에 취약해 쉽게 부식된다며 Ti-MoP 촉매는 합성과정에서 재료의 전자구조가 완전히 재구성돼 부식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에너지(Nano Ener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