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수요 급증에 따라 1만5600달러 상회 … 달러화 약세도 영향
비철금속 현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 하락, 광산 생산량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LiB(리튬이온전지) 생산기업들은 비철금속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가격이 올라가면서 원가가 상승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니켈 가격은 2020년 1월 초 톤당 1만4290달러에서 3월 1만1055달러로 급락했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돼 9월1일 1만5660달러를 형성했다.
중국이 스테인리스강 생산을 꾸준히 확대하는 가운데 전기자동차(EV) 배터리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니켈 수요의 50% 정도를 소비하고 있으며, 니켈 수요의 약 70%는 스테인리스강 제조에 투입하고 있다.
철과 니켈의 합금인 스테인리스강은 수소자동차 분리막에도 투입되며 드론, 로봇 등 첨단기계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는 단가가 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 사용을 점점 확대하는 추세로,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니켈 수요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3%에서 2030년 23%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2020년 1월부터 원광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필리핀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 조업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니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LG화학, CATL, 삼성SDI, 파나소닉(Panasonic),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전지를 개발하고 있어 코스트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 양산되는 차세대 전기자동차는 한번 충전에 500km 이상 달릴 수 있도록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며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높여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니켈 함량을 90% 이상까지 높인 고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자동차는 대당 약 30kg의 니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는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2020년 15만톤에서 2030년 약 110만톤으로 7배 이상 급증해 2-3년 이내에 공급부족으로 니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으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약 2조원을 투자했고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니켈 5만5200톤을 국내에 도입함으로써 국내수요의 약 10%를 공급했다. 암바토비 광산은 니켈 원광 1억4620만톤이 매장돼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50%를 한국이 가져갈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니켈 광산은 부산물인 코발트도 생산하며 코발트 역시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한국광물자원공사는 8월 초 암바토비 광산의 매각에 돌입했다. 정부가 2018년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산 전부를 매각하도록 하고,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공단의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매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과 경쟁하고 있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재정여력이 없어 해외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니켈 양극재의 원재료를 중간제품인 전구체(니켈에 망간‧코발트 혼합제품) 형태로 7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면 제2의 반도체라는 배터리도 한순간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구리(동) 가격은 9월 초 톤당 6790.5달러로 연초에 비해 10.1% 올라 2018년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형성했다.
중국이 경제활동을 확대하면서 구리 수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중국은 8월 비가공 구리 및 구리 반제품 수입량이 66만8486톤으로 1년 전에 비해 65.5% 급증했다. 7월에는 76만2211톤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중남미 지역에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칠레, 페루의 7월 구리 생산량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4.6%, 2.2%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알루미늄은 4월 초 톤당 1421.50달러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반등해 최근 1763달러로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도 비철금속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5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인덱스는 9월1일 한때 91.74까지 떨어져 201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