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판결을 12월10일로 또다시 연기했다.
ITC는 당초 10월5일 최종판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10월26일로 한차례 미룬데 이어 다시 6주 더 연기했다. 위원회 투표를 통해 재연기를 결정한 것이며 배경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ITC 최종판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예상을 깬 ITC의 공지를 접하고 내부 논의에 돌입했다.
양사 모두 10월2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합의에 대해 언급함에 따라 소송 장기화로 부담이 커지고 있어 합의를 위한 협상을 본격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입장문을 통해 ITC 판결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LG화학도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ITC가 판결을 두차례에 걸쳐 2개월 이상 미루는 것은 이례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모두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조기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만큼 미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거부권을 행사할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LG화학 관계자는 “ITC에서 10월 들어 판결 일정을 두차례 연장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 등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