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S(Computer Chemistry System)는 의약, 농약, 화학 및 소재 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자연과학 연구의 3번째 중심축으로 평가되는 계산과학, 정보과학이 발전함과 동시에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4번째 중심축으로 데이터가 부상하고 있어 데이터에 연결하거나 데이터를 취급하는 기반으로 새로운 각도에서 CCS의 기능성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AI(인공지능), 기계학습 등 새로운 기술 활용도 가속화되고 있어 CCS가 디지털 시대의 연구환경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LN, 제약 분야 중심으로 채용 확대
CCS는 물질, 소재에 관한 연구를 지원할 목적으로 개발된 IT 솔루션으로 컴퓨터화학에 의거한 모델링&시뮬레이션(M&S), 연구정보를 관리하는 켐인포매틱스(Chem Informatics)/전자연구노트(ELN: Electronic Lab Notebook), 생명정보를 해석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특허 및 과학기술 문헌 등을 조사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등 다양한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CCS 관련 각종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는 주요 벤더들은 일본 CCS 시장이 2019년 약 481억엔으로 전년대비 7.3% 성장했고, 특히 ELN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LN은 일본에서 2010년 무렵부터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당시 화학합성 부문에서 사용하던 종이 실험노트를 전자화할 목적으로 ELN을 도입했으며 화합물을 합성하거나 발견한 시기를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특허분쟁이 발생했을 때 증거로 사용하는 등 주로 지적재산 전략 측면에서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사내에서 합성한 화합물을 구조식 베이스로 등록·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시스템 통합에 ELN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대부분 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ELN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신약 개발방식이 다양해짐으로써 ELN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의약품은 저분자 화합물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1990년대 이후 항체의약품이 대두됐고 최근에는 핵산의약, 세포의약, 재생의약 연구개발(R&D)이 활발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짐으로써 저분자 중심으로 구축했던 시스템이 현실에 적합하지 않게 됨에 따라 새로운 요건을 충족시키는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R&D 관련 데이터 플랫폼 활용도 주목
ELN은 생물계 실험기록 및 데이터에 대한 대응, 신약 신청을 목표로 광범위한 R&D 단계를 관통하는 CMC(화학·제조·품질관리) 측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D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이 요구하는 데이터 무결성에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데이터 무결성은 데이터가 완전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정확한 것을 의미하며 신약 연구단계에서 비임상, 임상, 신청, 제조·판매 후 부작용 모니터링(Pharmacovigilance)에 이르기까지 의약품의 라이프사이클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가 대상에 포함된다.
실험데이터, 원자재 뿐만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데이터를 생성했는지, 권한 설정 및 표준업무절차(SOP) 등 조직 프로세스 정보를 기록한 메타데이터, 의약품 관련 문서‧데이터 등 증거가 되는 모든 데이터가 관계된다.
ELN은 최근 다양한 타입의 데이터를 정리해 취급할 수 있도록 기능이 확장되고 있으며 외부 시스템과의 접속성 및 연계성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화학, MI 연구용으로 도입 활발
소재 인포매틱스(MI: Material Informatic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ELN 보급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약 이외 분야에서는 소재 개발과 관련된 실험데이터 및 계측데이터를 모아 기계학습을 통해 소재의 구조·조성과 기능·물성의 상관관계를 탐색함으로써 바람직한 성질을 보유한 소재를 겨냥해 설계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소재 개발은 신약 개발과 같이 데이터를 축적하려는 의식이 낮아 기계학습을 위한 데이터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MI 연구를 위한 데이터 정비의 목적으로 ELN을 채용하고 있다.
다양한 실험 및 계측기를 활용한 데이터 확보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계학습을 위한 데이터 전처리를 실시하는 작업흐름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형 ELN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제약 이외 분야에서 도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MI 분야에서는 기계학습을 위한 데이터의 절대량이 적은 문제점을 컴퓨터화학으로 해결하고 있다.
소재의 분자구조 및 결정구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물성값을 계산한 후 물성 수치를 기계학습용 데이터로 이용하고 있으며, 실험에 비해 균일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오히려 유용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소재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M&S 소프트웨어 수요가 증가했다.
MI용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벤더가 없어 사용자가 ELN,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연구환경을 정비하고 있으며 기계학습 및 AI 역시 직접 구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컨설팅을 제공하는 AI 벤더가 등장해 소재 생산기업이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신규 수요처 개척 난항
CCS 시장은 2019년 호조를 나타냈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이 장기화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2020년에도 신약 개발방식에 따른 ELN 재구축, MI 연구 활성화 등 트렌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은 CCS 벤더가 없으나 모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용자에 대한 지원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메일 및 전화 이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이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으며 회상회의 등을 진행할 때 초반에는 외부에서 접속하지 못하는 사용자가 있는 등 문제가 발생했으나 원격작업을 통해 모두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트레이닝은 일반적으로 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사용자, 벤더 모두 원격작업에 익숙해졌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본은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자택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계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고 벤더들은 특별한 라이선스를 준비해 니즈에 대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를 직접 만날 수 없어 발생하는 폐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방문 자제를 요청받아 납품이 불가능해지거나 대면할 수 없어 상담이 지연되고 발주가 보류된 사례가 있으며 화학학회, 약학학회 등 봄에 개최되는 학회가 모두 중단됨에 따라 신규 수요처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을 학회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벤더들은 대부분 예년대로 참가했으나 성과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제품 소개 세미나 및 포럼도 중요한 프로모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2020년에는 대부분 중단하거나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원격의 이점을 활용해 동시통역을 진행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송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벤더도 나타나고 있다. CCS는 컴퓨터화학을 중심으로 아시아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기술·산업로봇으로 난관 돌파
코로나19는 아직까지 수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CCS 매출 등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 어려우나 신규 수요처에 대한 영업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설비투자를 감축하거나 MI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곳이 IT(정보기술) 예산을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 등으로 전환하는 등 부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대부분 최소 20% 이상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원격작업에 적합한 연구환경을 마련함으로써 난관을 돌파하려는 벤더도 등장하고 있다.
ELN은 클라우드 베이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컴퓨터화학도 클라우드를 거쳐 슈퍼컴퓨터 자원을 이용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아 원격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정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벤더들은 몇년 전부터 원격지에 있는 연구그룹과 분자모델을 공유하거나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며 회의를 진행하는 온라인 콜라보레이션 도구를 상품화했으며 최근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정데이터를 원격으로 ELN에 자동 입력하거나 산업로봇을 이용해 실험 자체를 원격지에서 무인으로 진행하는 대책도 수립되고 있다.
제약 및 화학산업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하면서 첨단 IT 기술의 R&D 부문에 대한 적용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