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산업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영향이 엇갈리고 있다.
재택근무 확대의 영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주력인 스마트폰 수요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최첨단 로직에 대한 투자는 끊이지 않고 있다.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는 7나노미터 공정에 이어 2020년 5나노미터 공정을 양산해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2021년부터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2020년 5나노미터 공정 위탁생산을 시작했고 평택에 신규공장을 건설한다고 5월 발표했다.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불투명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TSMC, 5나노미터 공정 양산 본격화 “선점”
TSMC는 5나노미터 공정의 성능이 7나노미터 공정에 비해 20% 향상되고 전력 소비량은 4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 퀄컴(Qualcomm)이 최신 5G(5세대 이동통신) 모바일 단말기용 모뎀에, 네덜란드 NXP반도체(NXP Semiconductors)가 자동차용 SoC(System on Chip)에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TSMC는 2024년 미국공장을 준공해 2029년까지 12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으로 있는 등 생산체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TSMC가 불화아르곤(ArF) 노광장비를 중심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인텔(Intel)도 2021년부터 EUV 노광장비를 양산공정에 적용하기로 결정해 EUV 노광장비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글로벌 시장 2020년 4259억달러로 성장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로직,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매출은 2019년 전년대비 12% 급감했으나 2020년 4259억달러로 3.3% 증가하고 2022년 이후 2018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2020년 2월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3월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산업 자체는 서플라이 체인이 단절되지 않았으며 6월 동남아시아 공장을 포함해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으나 자동차, 가전 등 수요산업이 침체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주요 수요분야인 스마트폰도 고전하고 있다.
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20년 1-3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17% 줄어 사상 최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2020년 후반 이후 5G 보급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으나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D램, 이미지센서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모리, 낸드플래시 수요 회복세
메모리는 15% 증가해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9년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이 대폭 하락해 침체가 불가피했으나 낸드메모리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D램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2020년 여름 이후 회복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학계를 포함한 광전자공학은 394억달러로 5.1%, 센서는 132억달러로 2.1% 감소했다.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등 다운스트림 분야에 크게 좌우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지센서 메이저인 소니(SONY)는 2019년 3월 결산에서 이미징&센싱 솔루션 분야의 매출 및 이익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분기에 모바일용 및 디지털카메라용 생산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공급능력은 월 13만3000매, 웨이퍼 기준 12만7000개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워반도체, 이동수단용 수요증가 기대
아날로그 반도체는 508억달러로 5.8%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용은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으나 마이크로컴퓨터 분야 등에서 자동차 생산 감소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 보쉬(Bosch)는 2020년 세계 자동차 생산대수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본 와이어하네스 메이저 Sumitomo Electric Industries(SEI)는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가 30-40% 급감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르네사스(Renesas Electronics)는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이 1.1-1.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6.6%로 6.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해외 후공정 공장이 별 문제없이 가동해 매출액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별반도체는 223억달러로 6.6% 감소했다.
일본 로옴(Rohm)은 2019년 매출 및 이익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전기자동차(EV), 파워트레인, 바디 등 자동차의 고도 전장화에 대응한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파워반도체도 탄화규소(SiC)를 강화함과 동시에 저내압 라인업을 확충해 수요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워반도체는 SiC, 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SiC는 EV, 철도 등 이동수단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기기 등의 전원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생산기업들이 EV 공급을 확대하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탑재량이 증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GaN은 스마트폰 등 급속충전용 전원 어댑터에 채용되고 있다.
스마트워치 중심 웨어러블 영역 주목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워치, AR(증강현실)용 스마트안경 등 웨어러블(Wearable) 영역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SoC 성능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으나 마이크로컴퓨터, 통신칩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2019년 애플(Apple)의 애플워치(Apple Watch) 판매량이 스위스 시계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을 넘어서는 등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AR용 스마트안경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SoC를 투입함으로써 3D데이터 열람, 카메라 영상의 AI(인공지능) 처리 등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메라가 탑재되고 동작 인식을 위해 센서가 활용되고 있으며 고급형 스마트폰에 필적하는 스펙을 갖춘 스마트안경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스마트안경은 생산 현장의 인력을 줄이고 카메라를 이용해 원격으로 공유하는 용도 등으로 주목받고 있어 장기적으로 반도체산업을 견인할 유망한 분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중국 무역분쟁으로 중국 고립 심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반도체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1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화웨이(Huawei)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TSMC는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단독으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에 따라 앞으로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업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BCP(사업계속계획) 등이 요구됨에 따라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화함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ARM, 5G 스마트폰용 IP 강화
최첨단 로직은 하이엔드(High-end)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SoC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영국 ARM은 프로세서 IP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보이고 있다.
ARM은 최근 프리미엄 모바일기기용 CPU/GPU/NPU(AI 전용 프로세서)를 발표했으며 몰입감 높은 디지털 체험을 뒷받침하는 최신 솔루션으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성과 대용량을 보유한 5G 스마트폰은 프로세서 SoC의 연산능력 향상이 필수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나노미터 탑재에 대응한 Cortex-A78은 직전 세대인 Cortex-A77에 비해 소비전력이 20% 향상됨에 따라 역대 Cortex-A CPU 가운데 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인게이지먼트 프로그램 Arm Cortex-X Custom도 제공하고 있다.
기존 로드맵의 틀을 뛰어넘은 커스터마이즈로 차별화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처음 채용한 IP인 Cortex-X1은 Cortex-A78에 비해 피크성능이 22% 높아 하이엔드 스마트폰, 대화면기기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GPU는 직전 세대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이 25% 향상된 Mali-G78을 투입해 기계학습, VR(가상현실), AR을 비롯한 XR(확장현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GPU 코어수를 7-16에서 7-24로 확장했으며 AI 추론 처리성능도 15% 향상시켜 컴퓨터, 전용기기에 필적하는 성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게임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들레인지(Middle-range)용 GPU 시리즈에도 코어수 1-6 구성으로 사용하는 Mali-G68을 투입해 하이엔드 계열과 동등한 기능에 대응하고 있다.
NPU는 2세대인 Ethos-N78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하이엔드 NPU 코어의 상위제품으로 피크성능이 2배, 성능효율이 25% 이상, D램 대역이 40% 향상돼 모바일 뿐만 아니라 서버를 포함한 다양한 용도에 투입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