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분·고온에도 안정적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나노 입자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배병수 교수와 서울대 이태우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용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반도체·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갖는 산화물로, 발광 효율이 높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분이나 고온에 취약해 페로브스카이트를 유기 결합체로 둘러싼 나노 입자로 만들거나 나노 입자에 무기물을 코팅하는 등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다만, 외부로부터 수분을 물리적으로 막는 방법은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솔-젤 합성공정을 통해 실록산(Siloxane) 분자(실리콘 기반 고분자)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한꺼번에 감쌀 수 있는 캡슐 형태의 복합체 수지를 개발했다.
열에 강한 실록산 분자 구조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화학적으로 보호하고 페로브스카이트의 발광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실록산으로 캡슐화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는 처음에 자외선 경화로 발광 효율이 떨어지지만 이후에는 고온(85도) 및 다습(85%) 환경에서도 원래의 효율을 회복했다.
물속에서도 600일 이상 유지되는 등 우수한 발광 안정성을 나타냈고 실록산 캡슐화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내부의 납 독성을 막아줄 수 있어 생체 친화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배병수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색 표준을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발광체”라며 “가격도 저가이지만 수분에 취약해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가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의 색 변환 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12월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