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산업은 4분기에도 영업실적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개발과 함께 국제유가가 오르며 영업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으나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이하인 배럴당 1달러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합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악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내 1위 SK이노베이션이 마이너스 1788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에서 흑자를 냈으나 SK에너지 등 정유 사업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전체적으로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재고이익에 힘입어 3분기 2971억원의 흑자를 냈던 GS칼텍스도 4분기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120억원, 현대차증권은 67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흑자를 냈을 가능성이 높으나 흑자규모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영업적자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유 4사는 1-3분기 적자 4조874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를 포함하면 총 적자가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유기업의 수익에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4분기에도 여전히 손익분기점(4-5달러) 이하인 1달러 수준에서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코로나19 발생 이후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며 5월 한때 마이너스 1.5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서는 회복됐으나 12월 넷째주에도 1.3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4월 배럴당 13달러로 급락했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최근 50달러를 돌파하며 정유기업 영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개선되지 않아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정유 4사 가동률은 1월 83.8%에서 11월 71.8%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석유제품 수요도 늘어나면서 하반기부터 영업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평균 정제마진을 6.6달러로 예상했고, BNK투자증권은 1-2월 등유·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3월 이후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가 경기 정상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