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기업들이 일본 지진과 미국 한파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폴 정제마진은 2020년 배럴당 1달러대 혹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악화됐으나 2021년 2월16일 2.1달러로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기업의 손익분기점인 4-5달러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과 미국의 기록적 한파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 등유를 난방유로 사용하기 때문에 겨울철이 등유 성수기이나 2월13일 후쿠시마(Fukushima)에서 7.3 강진이 발생해 정유공장 2곳 이상이 가동을 긴급 중단했고 여진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다른 공장들도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미국은 한파가 정유‧화학설비가 집중된 남부 지역을 덮치면서 송유관 동파 사고가 발생했고 정전까지 겹쳐 모티바(Motiva), 엑손모빌(ExxonMobil) 등이 정제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텍사스 등 남부 지역은 미국의 석유정제능력 가운데 21%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가동이 중단된 석유정제능력은 400만배럴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의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2월16일 배럴당 60.50달러로 장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60달러를 상회한 것은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각국의 정유기업들이 감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미국에서 가동중단이 발생하며 영향이 전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BP, 엑손모빌 등 글로벌 정유기업들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소재한 대규모 석유정제설비를 폐쇄하기로 결정해 공급과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의 감산, 코로나19 백신 보급, 각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계속한다면 정유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는 코로나19 충격으로 맞으며 2020년 총 5조1690억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1분기에는 공급 부족에 따른 정제마진 회복, 국제유가 상승 등을 타고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