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공동연구팀이 실리콘(Silicone) 기판 위에 빠르게 그래핀(Graphene)을 합성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소재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울산과학기술원 특훈교수)와 중국 베이징(Beijing) 대학 공동연구팀은 실리콘 같은 절연체 기판 위에서 그래핀 합성 속도가 금속 기판 위보다 1만배 이상 느려지는 이유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해 반도체 분야에서 꿈의 신소재로 불리고 있으며 현재는 금속 기판 위에 메탄(Methane) 가스를 주입해 기판을 촉매로 그래핀 박막을 성장시킨 뒤 분리하는 공정을 거치고 있다.
전자소자 위에 바로 그래핀을 합성하면 간단하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기판에 따라 그래핀 성장 속도에 차이가 생기는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구팀은 절연체 기판 위에서는 원료가 그래핀의 가장자리에 달라붙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함께 붙은 수소를 떼어내는데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성장이 느려지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금속 기판을 사용하면 원료가 빠르게 이동해 그래핀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그래핀 합성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원리도 밝혀냈다.
메탄을 저압·고온 열처리하는 공정에서 생겨난 메틸기가 그래핀에 탄소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그래핀 가장자리의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 기판에는 메탄이 직접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메틸기 활성화 가스를 이용하며 증기 상태에서는 비율이 낮아 그래핀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펑딩 그룹리더는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은 단계를 활성화한다면 절연체 기판 위에 바로 그래핀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핀을 활용한 반도체 제조공정을 간소화하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나노(ACS Nano) 3월22일자에 게재됐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