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 불가피 … 화학제품‧소재 폭등세도 잠잠
인디아 자동차산업이 빠른 속도로 회복됐으나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대유행하면서 추락이 우려되고 있다.
인디아는 2020년 가을 이후 경제활동 재개가 이루어지면서 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회복 기조를 나타냈으나 2021년 4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폭증함으로써 화학제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21년 3월 중순 기준 하루 2만명을 돌파했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4월 중순 27만명을 넘어섰고 4월 말 40만명에 육박해 당분간 40만명을 오르내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에 인디아가 자동차산업 회복을 계기로 2021년 GDP 성장률 11%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의료체계가 붕괴조짐을 보이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산업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10%를 하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2020년 말부터 승용차 판매대수가 전년동월대비 10% 이상 급증하면서 화학산업 성장을 주도했으나 마이너스로 전환돼 화학제품 수요 또한 감소세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인디아는 2020년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고 자동차 공장도 가동을 전면 중단해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승용차 생산대수가 220만대로 3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8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판매대수가 급증했고 생산대수도 290만-300만대로 10% 감소에 그쳤으며 2021회계연도에는 2019회계연도의 340만대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까지도 봉쇄령이 내려진 지역이 많은 가운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은 2020년 4월부터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가 시행돼 대응 차종이 일제히 출시되고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자동차 소재 공급부족 사태가 심화돼 아시아 폴리머 폭등을 야기했고 자동차 시장 회복속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컨테이너 부족과 미국의 한파 피해에 따른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서플라이 체인 단절 여파로 소재 및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자동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들은 생산라인 가동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제품 역시 물류 차질 여파로 예년에 비해 리드타임이 30-40% 정도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는 항구 주변 수심이 얕은 곳이 많아 동북아시아에서 출발한 대형 컨테이너선이 그대로 들어오기 어렵고 싱가폴에서 소형 컨테이너로 옮긴 후 수송해야 하지만 현재 아시아 지역의 컨테이너 부족이 심각해 화물이 싱가폴에서만 2-3주 멈추어 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 세계를 강타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인디아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아래 자동차 OEM들이 반도체 뿐만 아니라 각종 소재 및 부품 구매를 서두르고 있어 PP(Polypropylene), EP, 수지 첨가제 등은 수급이 일제히 타이트해졌고 아시아 현물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반면, 현지 조달체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함으로써 호황에 따른 수혜를 그대로 누리고 있는 자동차기업도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스즈키(Suzuki)는 인디아 법인인 마루티스즈키(Maruti Suzuki India)를 통해 최근 수년 동안 현지 부품 메이저와의 관계를 강화해왔으며 현재 승용차 시장점유율 50%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기업들도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최근 인디아 서부 구자라트(Gujarat)에서 인디아기업에게 기술을 라이선스함으로써 PP 컴파운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PP 컴파운드는 인디아 정부가 4월부터 신규 자동차의 조수석에도 에어백 탑재를 의무화함으로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레이(Toray)는 구자라트에서 에어백 기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2021년 말 이전에 에어백 커버용 올레핀계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TPO(Thermoplastic Olefin)를 현지에서 상업화할 계획이다.
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테슬라(Tesla)의 진출로 전기자동차(EV)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테슬라는 인디아 남서부 카르나타카(Karnataka)에 전기자동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1년 1월 벵갈루루(Bengaluru)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인근지역 수출 구상과 함께 인디아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원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전기승용차 판매대수가 4000대에 그치고 있으나 테슬라의 진출이 실현되면 벵갈루루를 중심으로 전기자동차 서플라이 체인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화학저널 2021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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