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이 세계 최고 강도의 자가치유 신소재를 개발했다.
절단 등으로 파손됐을 때 스스로 회복하는 자가치유 소재는 분자 사이의 결합이 느슨하고 자유롭게 분자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인장강도가 약하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외부 마찰이나 압력에 최대한 견딜 수 있도록 인장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박제영·황성연 박사 연구팀은 기존 상업화 소재인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를 기본 골격으로 외부 충격 시 수소결합을 통해 단단해지고 충격이 없을 때는 수소결합을 하지 않아 말랑해지는 특수한 카보네이트(Carbonate) 화합물을 도입함으로써 질기면서도 자가치유 능력이 뛰어난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외부 마찰이나 충격을 받으면 순식간에 물질의 분자 결합이 견고해지면서 단단한 결정(크리스탈)으로 변해 충격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고 충격 후에는 분자 이동이 자유로운 부드러운 상태로 돌아가 손상을 스스로 회복하는 원리이다.
신소재는 인장강도가 43MPa 이상으로, 신발 밑창용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소재와 유사한 수준이며 연구팀이 2018년 개발한 소재보다 강도가 6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장강도 최고기록은 일본 도쿄(Tokyo)대학교나 RIKEN 연구소가 달성한 20-30MPa로 파악되고 있다.
또 신소재는 외부 압력의 세기에 따라 물질이 단단해지는 정도가 달라져 충격의 흡수를 조절하고 손상시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도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결과는 과학분야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21년 1월호에 게재됐다.
오동엽 박사는 “차세대 첨단기기인 롤러블(Rollable) 및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은 여러번 펼치고 접는 과정에서 화면이나 본체가 점차 하얗게 변하고 약해지는 소재피로손상이 발생한다”면서 “개발된 소재를 적용하면 접었다 폈다 하면서 발생하는 손상을 끊임없이 회복해 소재피로손상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