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화학기업들은 21세기 사업 환경이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LiB(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면서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고 전기자동차(EV)가 연료자동차를 대체하고 있으며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에 이어 MI(Material Informatics), 드론(무인항공기)이 부상하면서 화학사업의 발전방향이 전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플랜트 노후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가 부상하면서 드론 및 IoT 기기로 수집한 데이터를 AI로 해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거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디지털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SCC, 차세대 사업 창출 주력에 디지털 혁신
스미토모케미칼(SCC: Sumitomo Chemical)은 차세대 사업 창출 및 디지털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2019년 11월30일 온라인 경영전략설명회를 열어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종합화학기업의 강점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불황에 따른 환경 변화에 저항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2020년 핵심영업이익 추정치를 800억엔에서 1000억엔으로 상향 수정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의약품과 농약 분야에서 실시한 대규모 인수 프로젝트 2건을 통합하고 개별사업의 수익력 강화에 힘을 기울이면서 일정수준 성과를 얻었고, 2021년에는 2022-2024년 실시하는 중기경영계획과 10년 후를 내다본 장기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의약 사업은 Latuda 브랜드를 잇는 대형제품 후보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휴한 Roivant와의 대책이 성과를 얻어 전립선암 치료제 Relugolix, 과민성 방광 치료제 Vibegron이 미국에서 승인을 앞두고 있다.
농약 사업은 남미에서 Nufarm의 자회사 4사를 인수했으며 신규약품 투입 및 개발을 적극화해 2020년대 후반 남미 매출액을 2000억엔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인디아에서는 자회사 2사 통합에 이어 일본 오이타(Oita) 공장 일부를 이전해 2025년 매출액 5억달러를 달성함으로써 최대 메이저로 부상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차세대 사업과 관련해서는 헬스케어, 식량, ICT, 환경부하 저감에 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Sumitomo Dainippon Pharma와 재생세포 CDMO를 합작하고 있으며 식량 분야에서는 미국에 합성생물학 허브를 설치했다.
ICT 분야에서는 CMOS 이미지센서용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환경부함 저감과 관련해서는 일본 교토(Kyoto) 대학과 고체전지 강좌를 공동 개설했고 CR(Chemical Recycling) 프로젝트를 3건 진행하고 있다.
CMOS 이미지센서용 소재는 후막 불화아르곤(ArF), 신규 색재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CR은 장기적으로 석유화학 사업의 핵심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1단계에서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2021년 시작하는 2단계부터 기존 사업에 대한 적용을 확대하며 3단계에서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스미토모케미칼은 차기 중기계획이 종료되는 2024년 핵심 영업이익 2800억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Roivant와의 전략적 제휴를 중심으로 2020년대 의약품 부문의 핵심 영업이익을 1000억엔으로 확대하고 건강‧농업 관련부문에서 800억엔, 에너지‧기능소재 부문에서 300억엔, 정보전자화학 부문에서 500억엔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자소재는 자동차, 5G(5세대 이동통신)용으로 LCP(Liquid Crystal Polymer), PES(Polyether Sulfone) 공급을 확대해 2024년 슈퍼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매출액을 2019년에 비해 50% 확대하고, 약 30년간 개발을 이어온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소재 공급을 강화해 2021년 디스플레이 소재 매출비중을 3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관련 대책도 가속화해 2015년 시작한 환경인증제품 Smika Sustainable Solutions은 매출액을 2019년 약 4800억엔에서 2021년 5600억엔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MCC, 포트폴리오 재편에 헬스케어‧ICT 투자 집중
미쓰이케미칼(MCC: Mitsui Chemicals)은 포트폴리오 개혁을 강화한다.
미쓰이케미칼은 2021-2022년 모빌리티, 푸드&패키징(F&P) 분야의 투자 회수를 진행함과 동시에 헬스케어, ICT 소재에 경영자원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특히, ICT 소재는 차기 핵심사업으로 혼슈케미칼(Honshu Chemical)의 연결 자회사 편입을 포함해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해 매출액을 1000억엔으로 약 2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초소재 사업은 추가적인 구조개혁을 위해 다운스트림 강화, 제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분야는 이치하라(Ichihara) 공장에 탄화수소계 합성유 Lucant 플랜트를 신규 건설하고, 싱가폴에 고기능성 엘라스토머(Elastomer) Tafmer 플랜트를 증설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2020-2021년 신규 가동하는 프로젝트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F&P 분야는 타이완의 반도체 공정용 Icrostape 공장을 신규 가동하고, 신규 농약인 Tenebenal, Dinotefuran을 시장에 투입함으로써 투자 회수를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Icrostape와 농약은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는 헬스케어, ICT 소재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는 PC(Polycarbonate) 베이스 안경렌즈가 주류인 북미에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MR 시리즈를 투입할 계획이고,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부직포는 적용범위가 넓은 산업 용도를 확대함으로써 위생소재용과의 출하비중을 50대50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ICT 소재는 극자외선(EUV) Pellicle, 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 소재 Apel 생산설비를 신규 건설하고 있다.
미쓰이물산과 공동으로 혼슈케미칼에 대한 TOB(공개매수)도 추진하고 있다.
혼슈케미칼은 비페닐(Biphenyl), 특수 비페닐, PI(Polyimide) 원료 등을 생산하고 있어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혁신제품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아로마 유도제품이 확충돼 기초소재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초소재는 성장영역의 경쟁력으로 직결됨에 따라 시장점유율, 이익률이 높은 니치상품을 강화해 수익력을 향상시키고 점유율 및 이익률이 낮은 상품은 자산을 감축해 최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치밀한 계산 아래 최적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예상대로 개선이 어려울 때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철수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케미칼은 2015-2025년을 대상으로 장기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나 전제조건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최근 재검토에 들어갔다.
2030년을 목표로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플래스틱 폐기물 및 기후변동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화 목표에 따라 2050년 탄소중립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함은 물론 이산화탄소(CO2) 포집‧활용(CCU), 바이오 PP(Polypropylene) 등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신기술 개발을 적극화할 방침이다.
아사히카세이, 지속가능경영 강화에 탄소중립 기술 개발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사회공헌을 달성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지속가능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대책이 가속화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베이스 수소, 이산화탄소의 화학제품 전환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석탄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코로나19 대응제품을 사업화할 방침이다.
주요 국가들이 목표로 하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소사회 구축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과 독일에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그린수소를 제조하는 알칼리 수전해 기술에 대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이산화탄소 화학 분야에서는 PC 원료가 사업화 단계에 있으며 페인트 등에 사용하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원료 등의 제조공법도 개발하고 있다.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시스템, 이산화탄소와 그린수소를 이용해 그린연료 등을 만드는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사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순환 연동이 필수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순환경제 실현과 관련해서는 플래스틱 밸류체인 전반을 주목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플레스틱제품 박형화에 대한 대응, 재생소재 및 바이오매스 활용, 재이용을 위한 내구성 향상, 생분해 기술, PE(Polyethylene) 및 PS(Polystyrene) 리사이클 기술 등 설계‧제조, 사용 전후 등 각 단계에 대한 대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PE 베이스 플래스틱을 용기로 재이용하는 MR(Material Recycling) 기술은 라이온(Lion)을 포함한 밸류체인 구성기업, 학계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규슈(Kyushu)대학과는 미세플래스틱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사히카세이는 2030년 매출액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3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6년까지 수백억엔을 투입해 노베오카(Nobeoka) 공장의 동력원인 수력발전소를 개선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신규 건설해 단독으로 가동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주택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얻은 전력을 가와사키(Kawasaki) 공장의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제품은 살균용 광원에 사용하는 심자외선 LED(Light Emitting Diode)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하는 유효성이 확인됨에 따라 표면살균용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센서, 카메라를 조합해 3밀(밀폐·밀집·밀접) 상태를 가시화하는 시스템도 개발해 시험판매를 시작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