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루비, 바이오 PET 채용 성공 … 단일소재‧생분해수지는 과제 산적
일본 제과 메이저인 가루비(Calbee)가 상품 포장에 바이오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를 채용해 주목된다.
가루비는 포장소재를 친환경화하기 위해 종이 도입에 이어 2020년 12월부터 일부 상품을 대상으로 바이오매스 PET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바이오매스 PET 채용량을 확대하고 리사이클이 쉬운 단일소재(Mono Material) 활용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다만, 바이오매스 PET 포장소재로는 기존에 알루미늄 증착을 통해 실현한 내용물의 품질 및 신선도 유지 수준을 맞추기 어려워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가루비는 감자 칩 스낵, 새우맛 스낵 등 다양한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자 종류와 용량에 맞추어 플래스틱 포장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플래스틱 취급량이 연간 1만1000-1만2000톤에 달하고 있으나 2020년 9월 플래스틱 자원순환 추진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 2030년까지 석유
베이스 수지로 제조한 포장용기를 2018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포장용기 소재를 100% 친환경 소재로 전환할 계획이다.
종이, 생분해성 소재, 바이오매스 소재, 리사이클 소재 등을 다양하게 채용해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종이(크래프트지)는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2019년부터 감자 칩, 새우맛 스낵 등 히트상품을 중심으로 최초로 채용했고 2020년에는 처음부터 포장소재로 크래프트지를 채용한 감자 칩 신상품을 출시했다.
초기 종이 채용 과정에서 여러 과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쇄면의 수지 필름 부분을 종이로 대체하자 배리어성이 떨어졌고 배리어성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수지 필름의 두께를 늘려야 했으며, 종이가 수분을 포함해 실드성이 수지 필름보다 뒤처지기 때문에 실란트 층도 개량이 불가피했다.
결국 플래스틱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해 포장소재 주요 원료를 종이로 표기하지 못했고 새로운 감자 칩 상품을 개발할 때는 단순한 종이 채용에서 나아가 석유 베이스 수지 사용량을 줄이는데 주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소재, 배리어 층, 실란트 층 등 기본적인 구조에서 배리어 층에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비 플래스틱 소재를 사용했고 알루미늄 증착과의 조합에도 성공했다.
배리어성을 유지하면서 플래스틱 사용량을 줄였으며 소재 배합에서 종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종이 리사이클 표기도 가능하게 됐다.
이후에는 바이오매스 소재 채용에 도전해 스탠다드 파우치 타입의 스낵 3종 포장소재에서 기존 PET를 사용하던 부분을 약 30% 바이오매스 PET로 대체함으로써 일본 유기자원협회의 바이오매스 마크를 획득했다.
2021년 2월에는 바이오매스 포장소재 채용량 확대와 연포장 상품에 바이오매스 잉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리사이클이 용이한 단일소재에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 회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본격적인 도입은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시험해본 단일소재는 패키지 파손 기준이 되는 강도와 신선도 유지를 위한 배리어성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알루미늄 증착을 사용한다면 기존 PET계의 성능이 더 높기 때문에 채용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생분해성 수지도 채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스낵류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수증기를 막을 수 있는 배리어성과는 상반된 특성을 갖추었고 다층필름으로 제조할 때 생분해되는 소재를 갖추어야 하는 등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생분해 기능 표시를 보고 오히려 스낵 포장소재를 무단으로 폐기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루비는 내용물이 식품이기 때문에 포장소재 변경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떠한 소재를 채용하든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