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체치료제 개발에 집중 … 저분자, 코스트 우수하나 개발속도 느려
제약기업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2월5일 임상3상 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자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품목 허가를 받고 고위험군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대한 접종을 시작했고,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렘데시비르도 2020년 7월부터 치료제로 투입하고 있다.
이밖에 동화약품과 이뮨메드가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종근당, 부광약품, 신풍제약,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 성별, 건강 상태에서도 효과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시험이 요구되고 있으나 국내 제약기업들은 대부분 국내시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코스트 관점에서 현재 개발이 집중된 항체치료제보다 저분자 치료제가 더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유럽‧미국 제약 메이저들은 세계 각국에서 임상시험을 추진하며 여러 지역에서 조기에 허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항체치료제 AZD7442의 글로벌 임상시험 3상까지 추진했으며 조만간 일본에서도 진행할 계획이다. AZD7442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된 환자의 혈장에서 나온 여러 종류의 항체를 조합한 치료제이다.
일본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도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장에서 정제한 고농도 항체를 함유한 면역글로불린제제로 일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상당수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긴급사용허가(EUA)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의 유럽 허가를 신청했으며 승인 절차가 끝나면 즉시 의약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일라이릴리(Eli Lilly)의 밤라니비맙 단독과 밤라니비맘-에테세비맙으로 구성된 항체치료제를 중증 환자와 입원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 치료 용도로 허가했다.
리제네론(Regeneron)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을 활용하는 칵테일 치료법도 미국에서 중증화 리스크가 높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고 유럽도 긴급사용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효성이 높은 백신이 다수 등장한 상황에서 항체치료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백신은 접종 횟수 기준으로 억단위로 양산이 가능하고 1회 접종당 가격도 2만원 이하인 반면 항체치료제는 많아도 수백만명 단위로만 생산할 수 있고 가격도 수십만-수백만원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또 리제네론처럼 칵테일 치료법으로 항체를 여럿 사용한다면 가격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미국과 독일은 투약 대상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항체치료제를 구매하고 적정량만 공급하고 있다.
항체와 결합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치료제 효과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항체치료제의 한계로 파악되고 있다.
아다지오(Adagio)가 변이주나 사스(SARS)를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 전반에서 공통되는 부분에 결합하는 항체치료제 ADG-2를 개발했으나 다른 제약기업들은 백신 분야에서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만능 백신이 나온다면 항체치료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감염병 치료제 가운데 항체치료제가 널리 실용화되지 못한 것도 백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종식이 요원한 상황에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해 코스트가 높은 항체치료제 대신 양산에 적합하고 경구 투입도 가능한 저분자화합물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분자 치료제 분야에서는 미국 MSD가 아비간과 동일한 RNA 중합효소 저해작용을 갖춘 경구제 몰누피라비르의 글로벌 임상2상 및 3상을 진행하며 가장 앞장서고 있다.
미국 아테아(Atea Pharmaceuticals)도 RNA 중합효소 저해제 AT-527을 개발해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3상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바이오 벤처 온코리스(Oncolys BioPharma)는 렘데시비르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필적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후보 OBP-2011을 개발했다. 신약은 경구제로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고 2022년 임상시험 신청을 목표로 선행기업과의 격차를 좁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