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디지털화가 진척되고 있다.
인력 절감 니즈가 높아지면서 드론(무인항공기)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으며 재택근무 확대로 태블릿PC, 노트북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대형 TV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통신량이 대폭 증가해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통신‧보안 인프라 정비가 급속도로 이루어져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공급부족 심각
반도체산업은 최근 예상 밖으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실리콘웨이퍼는 코로나19 사태를 타고 2020년 출하면적이 전년대비 5% 증가했으며 소재 및 장치는 판매액이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문제시됐으나 재택근무 및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수요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 들어서는 데이터센터, 가상화폐, 신형 게임기, 중국산 스마트폰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공급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2022년 말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마이크로 칩 공급부족으로 공장 가동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택근무, 화상회의에 따른 서버 수요 증가, 현장 인원을 감축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 도입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0년 실리콘웨이퍼 출하면적은 124억700만평방인치로 5.0%, 반도체 소재 출하액은 553억달러로 4.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인 싱글 나노미터 노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극자외선(EUV) 제조용 포토레지스트는 JSR, TOK,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에 이어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후지필름(Fujifilm)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설비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반도체 제조설비는 2020년 판매액이 712억달러로 19% 증가했으며 일본 최대 메이저인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은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UV 노광기 공급기업인 네덜란드 ASML도 매출액이 과거 최고치를 갱신했고 2021년 1-3월에는 전년동기대비 79%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실리콘웨이퍼 공급부족 심화에 GPU까지…
최근에는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로직은 PC, 데이터센터와 함께 가상화폐 채굴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병렬계산에 사용되는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공급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 잇따라 출시된 게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모리는 데이터센터 활황으로 2020년 하반기 회복세로 전환돼 디램(DRAM), 낸드플래시(Nand Flash) 모두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자동차용 반도체도 공급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용은 200밀리미터 웨이퍼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공급을 확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고를 보유하지 않는 관행이 자리를 잡아 공급부족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본 르네사스(Renesas Electronics)의 나카(Naka) 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졌으며 2021년 말까지 공급부족이 계속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용 실리콘웨이퍼 메이저인 신에츠케미칼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300밀리미터 웨이퍼를 대상으로 수요기업과 협상에 들어갔고, 경쟁기업인 섬코(SUMCO)도 데이터센터용 300밀리미터 웨이퍼 수요가 앞으로 4년간 1.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일본 또는 타이완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은 2020년 세계 판매량이 5.9% 감소했으나 중국 화훼이(Huawei)에 대한 미국의 수출제한으로 경쟁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의 움직임이 불투명해 재고를 축적하는 경향이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요가 침체됐으나 생산기업들이 5G(5세대 이동통신)에 대응하는 등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어 첨단 반도체 쟁탈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재택근무 확대로 수요 급증
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노트북, 태블릿PC, 대형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Apple)은 2021년 4월 신형 아이패드(iPad) Pro를 발표했다.
12.9인치 모델은 새롭게 개발한 미니 LED(Light Emitting Diode) 백라이트를 채용했으며 배치된 1만개 이상의 청색 미니 LED는 로컬디밍 기술에 따른 휘도 조절이 가능해 높은 콘트라스트를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미니 LED 백라이트를 탑재한 모니터가 등장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대형 TV에도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색 백라이트는 적색, 녹색을 생성하는 파장변환 시트가 필요함에 따라 쇼와덴코(Showa Denko Materials), 후지필름, NS Materials 등이 QD(Quantum Dot) 파장변환 시트를 공급하고 있다. 덱세리알즈(Dexerials)는 형광체 이용 시트, 도레이(Toray)는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 소재 파장변환 시트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차세대 패널 QD-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평가를 시작해 2021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QD-OLED는 잉크젯으로 토출하는 적색과 녹색 QD 잉크가 필요하며 자체 발광하는 백라이트로 활용되는 청색 OLED 소재는 인광, TADF(Thermally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 등 고효율 발광소재가 요구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자체가 발광하는 QD-OLED 개발이 최종목표이다.
잉크젯 기술 분야에서는 JOLED가 2021년 3월 중형 도포형 O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대형은 중국 TCL CSOT와 협업해 2023-2024년 무렵 생산설비를 가동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대형 OLED 패널도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형 패널은 백색 OLED를 형성하기 위해 황록색 발광소재를 채용하고 있으나 색재현율을 높이기 위해 녹색 발광소재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생산설비 원격감시‧점검 시스템 등장
드론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드론 서비스 제공기업은 무인화, 자동화 움직임이 가속화됨에 따라 원격제어가 가능한 점검 시스템을 개발하고 드론 도입을 촉진할 방법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시스템, 예산 감축에 대응한 드론 구독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일본 센신로보틱스(Sensyn Robotics)는 100% 자동운용형 드론 시스템 Sensyn Drone Hub 기술을 개발했고 태양광 발전설비의 무인점검 시스템 개발에 채용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즈(Energy Solutions)의 드론‧클라우드 태양광 모듈 적외선 검사 서비스와 조합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인으로 순찰‧점검할 수 있으며, 드론이 촬영한 적외선 영상을 클라우드에서 AI(인공지능)가 해석한 후 고장부위를 포함한 점검 보고서를 작성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실증했다.
센신로보틱스는 코벨코(Kobelco Construction Machinery)와도 공동으로 건설현장 재택근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센신로보틱스의 드론, 라이다(LiDAR)를 이용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3D 데이터에 기반한 측량결과 등을 가시화해 조종실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블루이노베이션(Blue Innovation)은 2021년 4월부터 공장‧플랜트 설비점검용 드론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예산 감축으로 드론 구입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구입보다 도입비용이 낮은 구독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utonomous Control Systems Laboratory(ACSL)도 2021년 5월 인프라 점검용 드론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커스터마이즈된 3기종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도 3개월, 6개월, 12개월로 다양해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분야·용도에 따라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드론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계기로 드론 활용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보안 강화가 선결과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인프라, 보안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통신량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연평균 20-30% 증가했으나 2020년에는 60%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아이돌이 온라인콘서트를 개최하거나 인기 게임의 업데이트가 있을 때 트래픽이 정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게임기 생산기업, 통신기업, 웹서비스 제공기업이 상호연계를 통해 통신량 및 속도를 조절하는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드웨어도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화상회의를 포함한 서비스는 대부분 계산‧기억능력을 집약한 데이터센터로 연결돼 클라우드 제공기업들은 디지털화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하드디스크 기판 공급이 영향을 받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최근 데이터센터용 출하가 대폭 증가했으며 호야(HOYA)는 3.5인치 생산제품이 2020년 전체 영업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프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석유 파이프라인이 사이버공격을 받는 등 보안도 문제시되고 있다.
급속한 재택근무 전환의 영향으로 개인 소유의 PC를 업무에 사용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가 확산되고 있으며 설정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웹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정보기기 및 통신환경 정비, 어플리케이션 설정 확인 등을 강화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