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가 이력 추적 가능 … 온실가스 감축과 리사이클 신뢰성 확보
플래스틱 자원 순환을 위해 서플라이체인을 가시화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CR(Chemical Recycle) 등 차세대 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서플라이체인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며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 플래스틱을 공급하기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 도입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파악되며 시스템과 이해관계자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있으나 배출량을 어떻게 산정하고 줄일지 가이드라인이 없어 제각기 다르게 도전하고 있다.
미쓰이(Mitsui)물산은 지속가능한 경영추진기구(SuMPO)와 함께 LCA(Life Cycle Assessment)를 가시화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가전, 유통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소재부터 최종 생산제품까지를 대상으로 각각의 배출량을 간편하게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터라면 나사, 코일, 샤프트, 자석 등 항목을 만들고 나사에서 나오는 배출량이면 스테인리스 등 소재 원단위와 사용량을 입력해 도출할 계획이다.
SuMPO는 일본의 유일한 ISO 기준 탄소발자국 인증기관이며 공동개발 과정에서는 산정기준을 제공하고 객관적 검증 데이터로 신뢰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소재 생산기업이 간단한 계산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도 더욱 쉬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종 수요기업이 서플라이체인 상의 수치를 정확히 확인해 LCA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공급기업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쓰이물산은 전력을 석탄발전에서 태양광발전으로 전환했을 때의 시뮬레이션과 컨설턴트 업무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2022년 4월 본격화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재생 플래스틱의 리사이클을 촉진하고 밸류체인을 가시화하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IBM재팬과 함께 자원순환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소재, 기능만이 아니라 생산이나 개발 과정의 스토리까지 고려하고 있어 재생 플래스틱에 QR 코드를 입력하고 소비자가 직접 조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재생 플래스틱 사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해관계자 전원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지만 함부로 수정하지는 못하게 막음으로써 서플라이체인의 공평성 및 중립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카세이는 리사이클과 관련된 체험을 기록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해 소비자의 의식과 행동을 고양시키고 재생 플래스틱이 더 많이 선택되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주도할 계획이다.
마루베니(Marubeni)상사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Circularise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플라이체인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공개성과 기밀성처럼 상호 모순되는 기능을 모두 갖추어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며, 플랫폼상에서는 신제품 설계와 사양 및 가공조건, 추척가능성, 탄소발자국, 리사이클 비율, 환경대응지표 등 다운스트림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으나 리사이클 관점에서는 경쟁기업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프로세스와 노하우까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Circularise는 정보 취득자 입장에서 카테고리를 구분해 소비자, 리사이클 관계자, 브랜드 등을 판별함으로써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Circularise는 유럽에서 이미 포르쉐(Porsche) 등과 수지 생산기업이나 가공이력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있다. 코베스트로(Covestro), 보레알리스(Borealis) 등이 참여했으며 마루베니는 동일한 프로젝트를 일본 등 아시아에서 추진하기 위해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플랫폼 구축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유럽에서는 바스프(BASF)가 블록체인 기술과 독자 개발한 바코드 등을 사용해 서플라이체인을 관리하고 수지를 분리해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여러 관련기업들이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은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난립하게 되면 실제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마루베니는 Circularise의 데이터 호환성을 활용해 다른 플랫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스템 설계 뿐만 아니라 시장 형성을 주도할 방침이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