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으로 곤경에 처한 중국이 미국에서 20년간 대량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군사·외교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전략적으로 민감한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국에 상당한 물량을 의지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10월20일 미국 에너지부 웹사이트를 인용해 중국 국영 사이노펙(Sinopec)이 미국 벤처글로벌과 매년 400만톤의 LNG를 20년간 도입하는 2건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건의 계약은 각각 280만톤과 120만톤이다.
중국은 계약을 통해 2020년 310만톤에 불과했던 미국산 LNG 수입을 100% 확대한다. 2020년 기준 중국의 LNG 수입국에서 미국은 6번째를 차지했다.
벤처글로벌은 사이노펙의 무역부문 자회사 유니펙과도 2023년 3월부터 3년간 100만톤의 LNG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0월11일에는 중국 민영기업 ENN천연가스가 미국 셰니어와 13년간 천연가스를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중국은 석탄 공급부족으로 전력난이 가중돼 산업 생산이 차질을 빚고 경제성장률마저 둔화되고 있어 LNG 도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발전용 석탄은 10월18일 톤당 1982위안(약 36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야간장에서 1755.4위안으로 8% 폭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석탄 가격 폭등에 대응해 담합, 매점매석, 가격 부풀리기 등을 단속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중국 석탄 가격은 연초에 비해 260% 폭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가 회복되면서 석탄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규제 강화와 산지의 홍수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운송까지 지연되면서 석탄 공급부족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석탄 공급부족으로 많은 지역이 전력 공급을 제한해 산업 생산이 줄어들고 경제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