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이 동남아시아에서 선제적으로 이산화탄소(CO2) 회수‧이용(CCU) 기술 실용화 및 수소산업의 방향성 설정에 나서 주목된다.
싱가폴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당 이산화탄소 환산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6% 감축하고 2050년 이후 배출량을 감축량으로 전량 상쇄시키는 넷제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인 그린수소를 이용하거나 CCU 기술을 실용화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여서 싱가폴 대통령궁 직속 국가기후변화사무국(NCCS)과 경제개발청(EDB), 에너지시장감시청(EMA) 등이 민간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며 사업화 조사를 실시했다.
6월 공개된 기후변화 대책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폴은 CCU 기술을 실용화해 정유공장과 화학공장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고 활용하는 사업 모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력한 방법으로는 이산화탄소와 소각회, 각종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혹은 건축물용 골재를 생산(광물화)하는 방법, 이산화탄소를 항공기 연료로 전환하거나 메탄올(Methanol) 등 합성연료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그린수소는 싱가폴 여건상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는 저탄소 수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선박으로 수소를 수송한다면 암모니아(Ammonia)나 유기 하이드라이드, 액화수소 상태로 수송하는 방식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하고 가장 경쟁력을 갖춘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수소 수출에 적극적인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지아, 뉴질랜드, 칠레, 노르웨이,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오만 등의 활동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칠레와는 2021년 2월 수소경제 실현과 수소 서플라이 체인 구축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의 용도로는 천연가스와의 혼소발전이나 수송‧제조용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싱가폴 정부는 4900만S달러(약 400억원)를 투입한 저탄소에너지 연구자금 조달 이니셔티브(LCERFI)에 조사 결과를 반영시키고 과학기술연구청(A*STAR)이나 산관학 연계를 통한 과제 극복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CCU 분야에서는 산업기지에서 배출된 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대부분 3-15%로 옅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거나 농축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싱가폴 정부는 현지기업인 케펠(Keppel) 그룹과 일본 치요다(Chiyoda), 이토추상사(Itochu) 등 민간기업으로 이루어진 컨소시엄과 함께 CCU와 수소 제조‧이용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국제적인 산업계 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해양, 항공, 모빌리티, 제조업, 발전 등 다양한 산업영역별로 기술 실용화 시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