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대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2021년 6월 개회한 제204회 정기국회에서 지구온난화대책추진법 개정안과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을 통과시켰다. 지구온난화대책추진법은 5년만에 개정했고,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새롭게 제정했다.
비닐봉지 유상화는 용기포장리사이클법에 따라 시행하고 있으며,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용기포장리사이클법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포괄을 중시한 다른 관점에서 자원순환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 시행으로 폐기물 재활용 활성화
플래스틱 쓰레기 감축과 리사이클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업스트림인 설계부터 다운스트림인 회수 및 리사이클까지 플래스틱의 포괄적인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법률로 2022년 4월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은 플래스틱 순환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순환경제 실현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래스틱은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소재로 자리잡고 있으나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 문제 등 사용 후 대응이 선결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자원으로 순환시켜 경제와 환경을 양립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실현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화학공업협회를 비롯해 화학과 관련된 5개 단체가 해양플래스틱문제대응협의회(JaIME)를 출범해 가연성 쓰레기 소각발전을 포함한 에너지화를 검토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1년 6월에는 플래스틱 자원순환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플래스틱 순환체제를 구축해 순환경제 실현을 가속화할 목적으로 리사이클을 전제로 한 친환경적 설계, 스푼‧포크‧빨대 등 일회용품 사용량 감축 및 합리화를 촉진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용기‧포장재 이외의 플래스틱제품 회수를 요구함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회수하는 생산기업에 대해서는 폐기물처리법에 의거한 허가 없이 자원화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필수적이지 않은 플래스틱은 사용 감축 및 재이용을, 필수적인 플래스틱은 철저한 리사이클을 통한 재생이용을 추진하는 목적도 포함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설계 및 사용제품 합리화와 관련해서는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대체하는 리뉴얼을 도입하고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재생지 등을 보급하는 등 경제성 및 기술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기능성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플래스틱은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위생 측면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부상하고 있어 배출 증가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앞으로 자원순환 고도화를 위한 환경 정비를 구체화함으로써 순환경제 실현을 목표로 재설계를 추진할 방침이다.
플래스틱 자원순환은 장기적으로 국제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쳐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폐플래스틱 유효이용률 85% “세계 최고”
일본은 플래스틱 쓰레기 중 용기‧포장재가 64%로 가장 많고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병이 23%, 용기‧포장재를 제외한 플래스틱류가 12%, 스티로폼이 2%로 뒤를 잇고 있다.
폐플래스틱 배출량은 2007년 이후 900만톤대를 유지했으나 2018년 891만톤으로 감소했고 앞으로도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폐플래스틱 배출비중은 포장‧용기 및 컨테이너류가 47%, 전기‧전자 및 전선‧케이블, 기계 등이 20%, 가정용품 및 의류‧신발, 가구, 완구 등이 7.5%, 건축자재가 7%를 차지하고 있다.
소재는 PE(Polyethylene) 및 PP(Polypropylene)가 50% 이상이고 PS(Polystyrene)류, PVC(Polyvinyl Chloride)가 뒤를 잇고 있다.
유효이용량은 2010년 이후 700만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775만톤, 2018년에는 750만톤을 기록한 가운데 TR(Thermal Recycling)에 502만톤, MR(Material Recycling)에 208만톤, CR(Chemical Recycling)에 39만톤을 투입했다.
유효이용률은 85%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독일 바스프(BASF)와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이 혼합 플래스틱 폐기물, 폐타이어를 화학제품 원료로 되돌리는 CR 사업화를 추진해 주목받고 있으며 전체적인 배출량 감축을 위한 대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플래스틱은 폐기물 관리가 문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플래스틱을 포함한 폐기물이 하천을 거쳐 바다에 축적되는 해양 플래스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은 최근 20년 동안 플래스틱제품 생산량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으나 용기류는 생산량이 무려 2배로 증가했다.
세계적으로도 플래스틱제품 생산량이 계속 늘어남으로써 해양오염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크기가 5mm 미만인 미세플래스틱은 함유‧흡착된 화학물질 등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일본 오사카(Osaka)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2050년까지 플래스틱에 따른 해양오염을 완전히 없애기 위한 Osaka Blue Ocean Vision을 선언했다.
리사이클 이어 감축과 재사용까지 포괄…
일본은 과거에도 폐기물처리법과 자원유효이용촉진법 등을 통해 순환사회 전환을 준비해왔으며 일부 품목은 용기포장리사이클법, 가전리사이클법, 자동차리사이클법을 통해 유효이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새롭게 제정된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기존 법과 달리 품목별 한계를 넘어서 플래스틱 폐기물이라는 포괄적 개념에 집중해 주목된다.
또 배출과 회수 뿐만 아니라 제조, 판매 단계까지 고려한 법규제로 리사이클(Recycle: 재활용)과 함께 감축(Reduce), 재사용(Reuse)까지 포괄하는 자원순환이라는 표현을 선택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법규제로는 리사이클을 의무화할 수 없었던 완구, 옷걸이 등도 의무화 대상이 될 수 있고, 기존보다 더욱 강력하게 1회용 플래스틱 사용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래스틱 폐기물과 관련된 구체적인 범위는 조만간 정부와 관할부처가 정할 예정이다.
플래스틱 설계‧제조단계부터 환경 고려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플래스틱의 라이프 사이클을 ①설계‧제조 ②판매‧제공 ③배출‧회수‧리사이클로 구분하고 ①설계‧제조에서 환경고려설계지침을 준수하고, ②판매‧제공에서는 사용 합리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리사이클 관련 법규는 대부분이 ③배출‧회수‧리사이클만을 규제했고 ①설계‧제조 ②판매‧제공은 사업자의 자율성에 맡겨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①설계‧제조를 규제하면서 비누, 세제 등의 리필용기 사용이 활성화되고 지침 적합제품이라는 것을 인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그린구입법에 따라 정부가 솔선수범해 지침 적합제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②판매‧제공에서는 플래스틱 빨대 등 1회용 플래스틱을 제공해온 음식점이 지켜야 할 기준을 설정할 예정이다. 위반 시 권고 혹은 징계 등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③배출‧회수‧리사이클에서는 용기포장리사이클법에서 확립한 리사이클 루트를 사용해 용기포장과 플래스틱 폐기물을 일괄적으로 회수함으로써 용기나 포장 소재에 따라 리사이클 가능 여부가 달라지며 발생했던 혼선을 방지할 예정이다.
③배출‧회수‧리사이클은 폐기물처리법과 다소 충돌하는 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폐기물처리법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를 업으로 삼을 때 허가가 필요해 소매점이 자체적으로 폐기물을 회수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가능한지는 논의가 요구되고 있다.
PET병이나 식품 트레이와 마찬가지로 폐기물처리법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조치를 마련한다면 충돌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세탁소의 폐옷걸이 회수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도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하 저감효과 미미하지만 상징적 의미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시민 생활과 직결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 폐플래스틱 배출량이 약 900만톤에 달하며 절반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일반계 폐플래스틱이고 나머지는 산업계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현재는 폐플래스틱 가운데 TR(Thermal Recycle)이나 CR(Chemical Recycle), MR(Material Recycle)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소각 혹은 매립되는 양이 일반계와 산업계를 포함 폐플래스틱 전체의 20%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이 가져올 환경부하 저감효과가 극히 한정적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사업자와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PET병 등 단일소재와 다르게 다층소재는 MR 처리가 어렵지만 설계‧제조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하도록 권장하고 있어 법률이 시행되면 단일소재나 분리 가능한 다층소재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대돼 리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2022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나 음식점, 소매점에서는 이미 1회용 플래스틱 퇴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일본 등 세계 각지의 매장에서 플래스틱 빨대를 전면 퇴출했고, 세븐일레븐은 2021년 6월부터 플래스틱 커트러리 감축을 위한 실증실험에 돌입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도쿄(Tokyo) 도내 6개 매장에서 플래스틱 커트러리 사용을 멈춘 사람을 대상으로 포인트를 부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환경정책, 국제사회와 보조 맞추며 추진
일부에서는 1회용 플래스틱 퇴출 캠페인 등이 근시안적인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오염은 지구적인 문제인 만큼 정책적 대책 마련에만 의존하면 포퓰리즘에 치우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별 차원의 캠페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포퓰리즘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적 규제는 더욱 과학적인 근거와 일반 시민의 이해를 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정돼야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경정책은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면서 움직일 것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의 플래스틱자원순환촉진법은 2019년 설정된 일본 정부의 플래스틱 자원순환 전략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 플래스틱 자원순환 전략은 바이오 플래스틱 이용을 촉진하고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은 생분해성 플래스틱과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특허 출원건수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많다는 점을 살려 앞으로도 플래스틱 자원순환 여론 조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