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에 이어 먹는 치료제까지 생산하며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MSD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복제약을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방에프티엘 등 국내 3곳이 생산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몰누피라비르는 국내 공급용은 아니지만 국내 제약기업이 생산한 코로나19 치료제가 105개국에 공급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의 코로나19 백신과 항체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NovaVax)의 코로나19 백신 원액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제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Moderna)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완제 공정을 맡고 있고, 릴리(Lilly)와 GKS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항체 복합제 이부실드도 위탁생산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인디아 제약기업 자이더스캐딜라(Zydus Cadila)의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 생산계약을 수주했다. 자이더스와 백신 공급계약을 맺은 국내 바이오기업 엔지켐생명과학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 방식이다.
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까지 생산하면서 한국은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케미칼의약품(합성화학의약품)까지 전천후 생산이 가능한 주요 기지로 떠오르게 됐다.
다만, 앞으로는 생산기지를 넘어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국산 코로나19 의약품은 셀트리온의 치료제 렉키로나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의약품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허브로 기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생산기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