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재현된 금호석유화학 내 삼촌과 조카의 표 대결에서 삼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그룹 회장이 완승을 거두었다.
금호석유화학은 3월25일 오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021년도 이익배당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박철완 전 상무가 이익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 별도의 주주제안을 제출해 박찬구 회장이 지지하는 회사안과 표 대결을 벌였다.
표결 결과 이익배당 안건에서는 보통주 1주당 1만원을 제시한 회사안이 68.6%의 찬성률로 최종 의결됐고 박철완 전 상무가 제안한 배당안인 보통주 1주당 1만4900원은 31.9%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사외이사 안건에서도 회사 측이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 박영우 환경재단 기획위원 선임 안건이 71.0%의 찬성률로 의결됐고 박철완 전 상무가 제안한 안건은 29.0%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감사위원 선임 안건 역시 72.6%의 찬성률로 회사 측이 추천한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가 최종 선임됐다.
박찬구 회장의 압승에는 현 경영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지지와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찬구 회장은 본인의 지분 6.7%와 아들 박준경 부사장 7.2%, 딸 박주형 전무 1.0% 지분을 합해 총 14.9%를 보유하고 있다.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총 1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5% 미만이나 박찬구 회장은 약 40%포인트 격차로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2021년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금호석유화학 현 경영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평가가 우호적이고 이사회 교체 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도 회사 측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지며 박찬구 회장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익배당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은 중장기 투자계획 등을 고려할 때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낸 이익배당 안건이 더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2021년 주주총회에서도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해 배당,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에 관한 주주제안을 냈으나 모든 안건의 표 대결에서 밀려 완패했고 충실 의무 위반 사유로 해임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