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생산설비 신증설에 나선 가운데 삼성SDI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총 4조8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캐나다에 배터리 생산능력 45GWh의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미국 애리조나에도 총 1조7000억원을 투입해 11GWh의 독자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LG에너지솔루션 독자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공장 3곳, 폴란드, 중국, 인도네시아, 국내공장을 합쳐 2025년까지 최소 447GWh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온도 미국 포드(Ford)와 터키에 30GWh의 합작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최소 수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온은 기존 미국 독자공장과 포드와 미국에서 건설하고 있는 합작공장, 중국, 헝가리, 국내공장까지 합쳐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 220GWh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SDI는 울산과 중국 시안(Xian), 헝가리 괴드(God) 등 3곳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현재 생산능력 및 앞으로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2025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치의 25%, SK온의 50% 수준인 114GWh로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는 그동안 완성차기업과 합작 없이 독자 행보를 유지했으며 2021년 말 국내 3사 중 마지막으로 스텔란티스와 미국 합작공장 건설을 발표했으나 아직 공장 부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미에서 현재까지 확정된 투자 계획을 종합하면 2025년 기준 생산능력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5GWh 이상, SK온은 150GWh인 반면 삼성SDI는 23GWh에 불과해 확연히 적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SDI는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2021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통계에서 후발주자인 SK온에게 처음으로 추월당한 바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020년 5.8%에서 2021년 4.5%로 하락했고 순위도 5위에서 6위로 떨어졌고 SK온은 시장점유율을 5.5%에서 5.6%로 끌어올리며 삼성SDI를 제치고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SK온은 최근 신증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삼성SDI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SDI는 설비투자 대신 연구개발(R&D)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에는 삼성SDI가 R&D에 총 8776억원을 투자해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최대금액을 지출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6540억원,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3641억원이었으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지출 비중도 삼성SDI가 6.5%로 LG에너지솔루션의 3.7%와 SK이노베이션 0.8%보다 높았다.
특히,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전지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경기 수원시 SDI연구소에 6500평방미터의 전고체전지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고 2027년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