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스틱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것은 일상이고 해변에는 폐어망, 폐부표가 널려 있을 정도이다.
어류가 폐플래스틱을 먹고 인간이 다시 폐플래스틱에 오염된 어류를 섭취함으로써 결국 인간이 플래스틱을 과다 사용하고 폐기한 원죄를 되돌려 받는다는 것도 증명되고 있다. 직접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플래스틱 사용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폐플래스틱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환경오염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온천지가 폐플래스틱으로 덮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폐플래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생분해성 또는 바이오매스 베이스 바이오 플래스틱 대체를 추진하고 있으나 별 소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산 코스트가 2배 정도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글로벌 바이오 플래스틱 수요는 200만톤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폐플래스틱을 리사이클해 열분해유 또는 연료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으나 실용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로, 플래스틱의 순환경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2년 2월 Global Plastic Outlook을 발표하고 플래스틱 순환을 강조했다.
OECD에 따르면, 글로벌 플래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3400만톤에서 2019년 4억6000만톤으로 급증했고 플래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2000년 1억5600만톤에서 2019년 3억5300만톤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플래스틱 폐기물은 소각 19%, 매립 50%, 폐기 22%로 비순환적 처리가 91%에 달했으나 재활용은 9%에 그쳤다. 많은 양이 폐기되거나 환경에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환경으로 누출된 플래스틱 2200만톤 중 610만톤이 강, 호수, 바다로 유입됐고 대형 플래스틱 88%에 직경 5mm 미만의 미세 플래스틱 12%로 파악되고 있다. 하천에는 1억900만톤, 바다에는 3000만톤의 플래스틱이 축적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플래스틱 사용량이 1000만톤(2.2%) 감소했으나 경제활동이 3.5%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 자동차, 건설 등 산업부문의 플래스틱 사용량이 줄어들었으나 마스크‧개인보호장비 생산에 30만톤이 사용된 것을 비롯해 테이크아웃‧전자상거래 등 생활양식의 변화로 일회용 플래스틱 사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플래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활용을 확대하고, 플래스틱 수명주기의 순환성 제고를 위해 기술을 혁신하며, 대형 플래스틱 누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로드맵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정책적 로드맵은 환경투기 방지 확대에 법률 강화를 통해 플래스틱 누출 경로를 차단하고, 재활용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및 배출원 분류 확대가 요구된다. 이미 사행하고 있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PR), 매립세‧소각세 또는 보증금 환불제도를 확대할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플래스틱 가치사슬의 순환성 촉진을 위해 재정적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재활용 플래스틱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요 억제책 및 설계 최적화가 요구된다. 플래스틱 가치사슬의 순환성 제고 및 플래스틱 누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도 절실하다.
국내 화학기업들도 바이오 플래스틱 개발을 강화함은 물론 플래스틱의 순환성을 제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생산량만큼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