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CCS) 프로젝트가 가속화되고 있다.
CCS는 블루수소와 암모니아(Ammonia)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며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세스 저탄소화까지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베이스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일본 등 저가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은 블루수소 및 암모니아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블루수소와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제조하며 공정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묻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리퀴드, 벨기에에 수출 허브 건설
국경을 초월한 CCS 프로젝트는 유럽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2022년 하반기에 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GS에너지 등 국내 6사가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Petronas)와 국경 초월 CCS 프로젝트인 셰퍼드 CCS 개발 공동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세계 유수의 석유화학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벨기에 앤드워프(Antwerp)에서는 사업장 사이의 경계를 넘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Antwerp@C 프로젝트가 진전되고 있다.
에어리퀴드(Air Liquide)가 이산화탄소 수출 허브 건설, 유럽위원회는 자금지원을 맡고 있으며 2023년 최종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위원회는 에어리퀴드가 지역 가스 수송 인프라 전문기업 Fluxys Belgium 및 Antwerp-Bruges 항구와 함께 유럽 횡단 인프라 정비 프로그램인 Connecting Europe Facility for Energy(CEF)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수출 허브 건설에 1억4460만유로(약 210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에어리퀴드는 Fluxys Belgium과 시설 건설 및 운영을 위한 합작기업을 설립하며 수출능력은 250만톤부터 시작해 2030년에는 1000만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Antwerp@C 프로젝트는 앤트워프를 흐르는 스헬더강 연안 공장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Antwerp-Bruges 항구에 모은 후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을 통해 국외 저장지로 수송하는 구상이며, 2030년까지 2017년 기준으로 1800만톤에 달했던 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9년 말 당시 앤트워프 항구에 바스프(BASF), 이네오스(Ineos), 보레알리스(Borealis), 에어리퀴드, 엑손모빌(ExxonMobil), 토탈에너지(Total Energies), Fluxys Belgium 등 7사가 실현 가능성을 조사하는 컨소시엄을 설립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수출 허브 구상 실현을 위한 1단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바스프는 Antwerp-Bruges 수출 허브를 최초로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에어리퀴드와 함께 Kairos@C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앤트워프 페어분트(Verbund)의 수소 생산설비 2기, EO(Ethylene Oxide) 플랜트 2기, 암모니아 공장 2기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 에어리퀴드가 포집기술을, 바스프는 탈수기술을 통합하고 있으며 앤트워프 CCS 프로젝트의 선행모델이 되기 때문에 유럽위원회가 유럽이노베이션기금 중 3억5690만유로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 CCS 통해 이산화탄소 150만톤 감축
바스프는 Kairos@C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150만톤 이상 감축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앤트워프 페어분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프로젝트라고 기대를 걸고 있다.
Antwerp@C 프로젝트에서는 노르웨이가 이산화탄소 저장지와 관련된 실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가 자금의 80%를 지원하는 북해 대륙붕 CCS 프로젝트인 Longship에서 이산화탄소 수송 및 저장을 맡고 있는 Northern Lights가 Antwerp@C 프로젝트에서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Northern Lights는 Equinor과 토탈이 설립한 합작기업으로 유럽연합(EU)이 기후정책 목표를 달성할 때 도움이 되도록 주요 국경을 초월하는 인프라 프로젝트(공통이익 프로젝트)에 지정돼 있으며 CEF 지원금 신청권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중반까지 1차 개발을 마치고 150만톤의 이산화탄소 저장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노르웨이 국내 발전소와 시멘트 공장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5년 초까지 세계 최대 비료 생산기업인 Yara의 네덜란드 공장에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예정이며 유럽 산업부문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저장능력을 350만톤 추가해 550만톤 체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롯데·GS, 페트로나스와 공동개발
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GS에너지와 페트로나스는 한국·말레이지아의 탄소 포집·운송·저장사업인 셰퍼드 CCS 프로젝트(Shepherd CCS Project) 개발 공동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국내 허브에 집결한 후 말레이지아로 이송·저장하는 사업으로, 참여기업들은 말레이지아 현지 저장소 탐색부터 국내 탄소의 포집·이송·저장에 이르는 CCS 밸류체인의 전주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사업개발을 주관하기로 했으며 탄소 포집은 SK에너지·롯데케미칼·GS에너지, 이송은 삼성중공업, 저장소 탐색 및 선정, 운영은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담당할 예정이다.
참여기업들은 타당성 조사에 착수해 사업성을 검증한 뒤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아시아 최초의 CCS 허브 프로젝트로 밸류체인 전체를 개발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허브를 통해 관련기업들이 배출한 탄소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어 처리·이송 과정에서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탄소관리에도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기업들의 참여를 통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국내 탄소 저장공간 부족 문제를 페트로나스와 협력해 안정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SK에너지 에너지넷제로실 홍정의 실장은 “CCS는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탈탄소 방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포집·이송·저장 등 전체 밸류체인에 대한 국내외 참여기업들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NPEX, 일본‧UAE 실증에 동남아와도 협력
일본에서는 INPEX가 니가타현(Niigata) 가시와자키시(Kashiwazaki)에서 실증실험에 착수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자회사 iXs LNG 인근에서 CCS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FS)에 돌입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 타이에서도 CCS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압입량 기준 250만톤 이상의 CCS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이산화탄소 포집‧이용‧저장(CCUS) 분야의 리더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NPEX는 2030년까지 추진하는 장기전략에서 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를 3건 이상 사업화함으로서 공급능력을 10만톤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 CCS 사업화가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에서 블루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과 이용을 위한 일관 실증시험을 시작했다. 니가타 현내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원료로 수소와 암모니아를 제조하고 가시와자키에서 압입해 저장하는 내용이며, 천연가스 증진회수(EGR) 효과를 확인했고 2030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가타현 기타칸바라군(Kitakambara)에서는 미츠비시가스케미칼(Mitsubishi Gas Chemical),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공동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 역시 적극화하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ADNOC, IHI 등과 블루 암모니아 서플라이체인 실증에 착수해 암모니아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아부다비(Abu Dhabi) 육상 유전에 압입하고 있으며 CCS 능력은 중장기적으로 80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타이에서는 JGC, 현지 국영 자원개발기업인 PTTEP 등과 CCS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현지 발전소나 산업 현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고갈 유전 및 가스전에 저장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2년 9월 현지 국영 전력기업과 아바디(Abadi) LNG에서 수소‧암모니아, CCS 관련 공동조사에 합의했다.
INPEX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회사 iXs LNG를 통해 LNG 890만톤을 가동하고 있으며 iXs LNG 사업장 인근 광구를 프랑스 토탈에너지, 오스트레일리아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 등과 공동으로 낙찰받아 CCS 후보지로서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Xs LNG 사업장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예정이나 세계 최대 CCS 프로젝트로 확대해 현지 지방정부 등이 구상하고 있는 CCUS 허브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