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CNT(Carbon Nano Tube)가 적용된 복합 아라미드(Aramid) 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복합소재기술연구소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김대윤 박사 연구팀은 방탄복이나 우주항공 소재에 쓰이는 아라미드에 CNT를 적용해 가볍고 강하면서 기존에 없던 전기 전도도까지 갖는 복합섬유를 개발했다.
무게는 강철의 5분의 1이지만 강도는 5배 높아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는 고(故) 윤한식 KIST 박사가 국산화에 나서 1984년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누에고치가 고강도 섬유를 만들 때 액체와 고체 중간 상태인 액정상을 이용하는 것에 착안해 아라미드 내부에 CNT 응집을 최소화한 복합섬유를 개발했고, 기존 상용 아라미드와 같은 강도를 가지면서도 전기전도도가 구리 전선의 90% 수준인 복합섬유를 구현해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아라미드 섬유는 유연하고 부식성이 없는 데다 구리 전선의 30% 수준으로 가벼운 만큼 국방용 소재나 의료용 로봇, 항공우주 분야에서 차세대 전선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가 통하는 아라미드를 활용해 방탄복이나 방화복에 직조 형식으로 배선을 깔면 날카로운 물체에 접촉하거나 격한 움직임에도 단선이 될 확률이 낮고 화학 의약품 노출이나 뜨거운 화염에도 성능이 유지됨에 따라 스마트 센서를 적용해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작업자의 안전성을 확보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욱 두꺼운 타입의 섬유를 개발하고 전기자동차(EV) 및 송전선용으로 적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2022년 12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파이버 머티리얼스(Advanced Fiber Materials)에 게재됐다.
김대윤 박사는 “아라미드 섬유 개발에서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시장에 먼저 진출한 미국 듀폰(DuPont)과 오랜 기간 특허분쟁을 겪었다”며 “신규 아라미드 개발 기술은 슈퍼섬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백승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