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은 기술력 선점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발행 금액은 1조원으로 수요예측에 4조7200억원이 몰리면서 당초 신고 금액 5000억원의 약 2배로 최종 확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며 1000억원을 양극재 등 원재료 구매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9000억원을 합작법인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Stellantis), 혼다(Honda), 현대자동차그룹과 각각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고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글로벌 배터리 생산 설비투자에만 6조3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3년에는ㄴ 투자를 전년대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에도 2022년 8760억원을 투입했다.
SK온은 후발주자로 아직 적자를 내고 있지만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잇따라 성공했다.
2022년 12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서 유상증자 2조원을, 2023년 3월까지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을 통해 투자자금 1조2000억원을, 5월 MBK컨소시엄 및 사우디SNB캐피탈로부터 총 1조2400억원 수준의 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고 SK이노베이션이 6월 초 싱가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억달러(약 5300억원)를 유치했다.
SK온은 아울러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1조2000억원의 유로본드를 발행했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서 2조원을 차입했으며 정책지원자금으로 유럽 공적 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포드(Ford)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역시 최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최대 92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확보하는 등 SK온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SK온은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소재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2025년 220GWh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배터리 생산기업의 적극적 투자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때문으로 평가된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급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수요가 늘어 공장 가동률이 상승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연구개발 설비투자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SK온은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해 2023년 1분기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2조1586억원을 집행했다. 2022년 1분기(1천753억원) 대비 약 12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1분기 신증설에 2022년 1분기 9090억원의 2배인 1조8104억원을 투자했으며, 삼성SDI는 투자금을 5628억원에서 6034억원으로 7% 확대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