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반고체(겔) 배터리 생산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LiB(리튬이온전지) 액체 전해질은 전기자동차(EV)·휴대전화 등에 흔히 사용되고 있으나 화재·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액체를 포함하지 않는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는 전해질이 고체라 안전성이 높지만 이온 전도도가 낮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 상용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고체겔은 액체와 고체 사이 물질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나 겔 타입 전해질을 만들기 위해 배터리 성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이나 열처리가 필요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최은영 박사팀은 전자빔을 이용해 반고체전지를 한 번에 대량생산하는 원팟(one-pot) 기술을 개발했다.
방사선의 일종인 전자빔은 액체에 조사하면 액체가 반고체 형태로 변하는데 기존 공정으로는 생산량 확대에 한계가 있고 전자빔 설비의 높은 가격으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연구진은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하는 데 주목했다.
먼저 전자빔을 조사할 때 배터리 내부 소재들이 받는 영향을 각각 분석해 최적의 조사선량을 도출하고 기존 상용화된 액체 전해질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쌓아 올린 뒤 최적화된 선량만큼 전자빔을 조사해 1회에 대량생산할 수 있는 원팟 공정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유사한 성능의 반고체전지를 1회에 7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전자빔은 조사 시간이 수분 이내로 짧아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로 빠르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며 “신규 공정을 고용량 배터리 생산 과정에 적용하고 상용화를 위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포항공과대 화학과 박수진 교수팀과 전자빔 이용 신소재 전문기업인 제브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저명한 국제 화학공학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6월 게재됐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