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가 중국산 희토류를 대체할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구 광산기업들이 니켈과 코발트 등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확보를 위해 최근 아프리카에서 잇따라 정제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는 기반 시설이 열악하고 숙련노동자를 찾기 힘들어 광산을 운영하더라도 정제공장까지 건설하는 사례는 드물다.
일부 국가들의 부패 문제 역시 서구 광산기업들이 공장 건설을 포기하는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따라서 광산기업들은 채굴한 광물을 그대로 반출해 다른 국가에서 정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광산기업 BHP가 미국 라이프존메탈스(Lifezone Metals)와 공동으로 탄자니아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입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니켈 정제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탄자니아 공장은 아프리카에 건설되는 최초의 니켈 정제시설이 될 예정이며 BHP는 배터리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니켈을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 등 세계 각지에 수출할 계획이다.
영국 투자펀드 비전블루리소시스(Vision Blue Resources)는 잠비아에서 코발트 정제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비전블루리소시스에 따르면, 잠비아 플랜트는 중국 소재 공장을 제외한 코발트 정제시설 가운데 최대급이다.
또 비전블루리소시스는 마다가스카르 흑연 정제공장 투자에 참여했다.
아프리카에서 직접 정제하는 것은 환경과 노동 분야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기 위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상 크게 유리하지 않으나 중국산을 대체할 희토류를 직접 수출할 수 있다는 점이 아프리카에서 공장을 건설하는 유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앤드루 트라하 비전블루리소시스 공동 창업자는 “중국산이 아닌 희토류를 직접 공급할 수 있다면 서구 희토류 수요기업들이 기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책 투명성과 외국 자본에 대한 차별 등은 아프리카 투자의 리스크로 거론된다.
최근 자원민족주의 성향이 짙어진 콩고와 기니,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외국 광산기업에 더 많은 이익 분배를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짐바브웨는 2022년 말 비정제 리튬 원료의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