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수익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은 2023년 3분기 매출이 1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67.0% 급감했다.
당초 490억원대로 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양극재 출하량이 감소한 가운데 판매가격까지 하락함으로써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주요 수요기업인 SK온, 삼성SDI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판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양극재 출하량이 20-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양극재 수요 증가세가 둔화돼 실제로는 10% 증가에 그쳤으며 앞으로 2024년 1분기까지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발생한 에코프로비엠 주가 하락은 3분기 영업실적 부진, LFP(인산철리튬) 배터리 점유율 확대 우려에 따른 것으로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유럽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 2024년 미국 정권 교체 가능성 부각 등도 주가 상승여력을 낮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24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진행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정권 교체 가능성이 있어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관련 수요 둔화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양극재 생산기업은 에코프로비엠 외에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엘앤에프 등이 있으며 모두 3원계 양극재를 주력 생산하기 때문에 3분기 영업실적이 에코프로비엠과 비슷한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우려된다.
배터리용 광물 가격은 주요국 전기자동차 판매 둔화를 타고 2022년 4분기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10월12일 탄산리튬은 kg당 154위안으로 2022년 말 520.64위안에 비해 70.4% 급락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 수산화리튬 1개월 선물가격은 10월12일 톤당 2만4159.09달러로 2개월 전에 비해 40.0% 이상,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니켈 역시 8월 2만8853.75달러에서 10월12일 1만8396.11달러로 36.2% 급락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대수는 2023년 상반기 총 434만2487대로 41.0% 급증했으나 중국이 보조금을 축소하고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주요국이 보급 속도 조절에 나섬으로써 성장률이 대폭 하락했다.
그러나 중국은 배터리 생산능력이 2023년 1500GWh로 중국산 배터리 수요(636GWh)의 2배를 넘는 공급과잉 상태이며 2027년 배터리 생산량이 수요의 4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배터리 및 양극재 수익 개선이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3원계 양극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광물 가격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장기공급 뿐만 아니라 3-6개월 단위로도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 배터리 생산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