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반도체 소재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JSR은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기업과 경쟁 가능한 수준의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근 일본 관련 산업계를 재편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다.
JSR, TOK,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후지필름(Fujifilm) 5사는 포토레지스트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JSR과 TOK, 신에츠케미칼은 점유율이 높아 독점금지법 저촉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JSR이 산업 재편을 목표로 수직계열화에 나서면 레지스트 생산기업과 원료 생산기업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기존 분위기에 제약이 걸리고 이노베이션 창출이 저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스미토모케미칼은 석유화학, 농약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종합화학기업이고, 후지필름은 복합기업(Conglomerate)이나 반도체 소재를 신 성장동력으로 설정해 매각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포토레지스트는 감광제, 레지스트 폴리머, 고순도 용제 등으로 제조하며 감광제는 도요고세이(Toyo Gosei)가 주력 생산하고 불화아르곤(ArF) 레지스트 모노머는 약 70%를 오사카유기화학(Osaka Organic Chemical)이, 나머지는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 다이셀(Daicel) 등 화학 메이저들이 공급하고 있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세정제, 다층 소재, CMP(화학적 기계연마) 슬러리 등 다양한 전공정 소재를 공급하고 후공정 분야에서도 재배선층용 절연 소재, 기판용 저유전 소재 등을 취급하고 있으나 프로세스 케미칼, 고순도 가스, 도금 관련, 봉지재 등은 직접 생산하고 있지 않아 외부와 연계하고 있다.
JSR은 사업규모가 유사한 경쟁기업들과 협업해 사업 효율을 개선하고 스케일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후지필름과의 협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후지필름은 미국 인테그리스(Entegris)로부터 약 9500억엔에 프로세스 케미칼 사업을 인수하며 전공정 소재 전반을 취급하게 된 반면, 레지스트는 다른 사업에 비해 비중이 낮아 JSR과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되고 이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지필름은 인테그리스 프로세스 케미칼 사업 인수를 통해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전자소재 사업 매출액이 2000억엔 이상으로 대폭 늘어 전체 매출액은 2조9500억엔으로, 영업이익은 2900억엔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갱신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사업 매출이 3000억엔에 근접한 레조낙(Resonac) 역시 JSR과의 협업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레조낙은 후공정 분야 글로벌 1위이기 때문에 전공정에 강한 JSR과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레조낙은 쇼와덴코(Showa Denko)와 SDM(Showa Denko Materials: 구 Hitachi Chemical) 통합을 거쳐 2023년 출범한 직후이기 때문에 양사 시너지 창출이 급선무라는 제약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은 머크(Merck)가 버슘머트리얼즈(Versum Materials), 인테그리스는 CMC Materials를 인수하며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듀폰(DuPont)의 로저스(Rogers) 인수는 백지화됐으나 매출액이 1조원대 이상인 글로벌기업이 다수이기 때문에 JSR 등 일본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목표로 통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