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산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화석자원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기업들은 2050년 탄소중립, 즉 탄소 순환형 사회 실현을 위해 탄소를 화석자원 대신 이산화탄소(CO2)와 바이오매스, 폐기물 등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순환경제, CR 기술 개발이 앞당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유효하게 활용해야 하며 기존 대량생산‧대량소비 방식의 선형 경제 대신 몇번이든 신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사용하는 순환형 경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플래스틱은 다양한 폴리머가 복합화됐을 뿐만 아니라 첨가제, 접착제, 강화 소재 등을 함유하고 원착 및 도장으로 착색까지 된 상태일 때가 많아 대부분 MR(Mechanical Recycle)에 적합하지 않은 한계가 있고, 폴리머 열화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CR(Chemical Recycle) 등 모노머 리사이클 작업도 여러 종류의 플래스틱이 혼합되면 적용이 어려우며 적용할 수 있는 플래스틱 종류 자체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2020년 기준 폐플래스틱 발생량이 822만톤에 달했으나 대부분 열회수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사이클이 용이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은 순환 시스템 확대가 가능한 상태이나 대부분 플래스틱은 폐기물로 취급되고 있어 자원으로 유효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기업들은 CR이 폐플래스틱 문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조낙(Resonac)은 마이크로파화학(Microwave Chemical)의 페플래스틱 내부에 분산된 탄소계 등 특수 필러에 마이크로파를 조사함으로써 필러를 통해 플래스틱에 효율적으로 열에너지를 가하고 모노머를 생성하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분자 사슬을 절단하기 위해 일정량의 에너지를 부여해야 하며 일반적인 가열방법은 설비 외부에서 에너지를 가하지만 열 전달이 어려워 C6부터 C20 정도의 오일 성분으로 되돌리는 수준이라는 한계가 있으나 마이크로파는 순식간에 온도를 높이고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PS(Polystyrene), SM(Styrene Monomer), 에틸벤젠(Ethylbenzene) 등으로 직접 되돌린다는 강점이 있다.
전기를 사용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산업부문을 전부 전기화할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 제로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도를 빠르게 올리기 때문에 온도를 서서히 올리는 기존 프로세스에서 일어나는 부생성물에 대한 분해반응을 억제할 수 있고 전자장으로 작용해 화학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점으로 주목된다.
레조낙은 마이크로파화학의 기술을 용기‧포장용 플래스틱에 적용할 계획이다. 용기‧포장 분야는 플래스틱 폐기물이 나오는 비중이 전체 폐플래스틱 중 50%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용기‧포장용으로 다량 사용되는 PP(Polypropylene)와 PE(Polyethylene), PS를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우선 연구실 스케일 실증으로 신규 생산한 3종의 플래스틱이 혼합된 상태를 분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비 스케일업와 신규 프로세스에서는 분해하기 어려운 PET, PVC(Polyvinyl Chloride) 등이 혼합된 플래스틱, 식품 잔사물 대응을 본격화하며 2024년경 벤치, 2028년경 파일럿 스케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수만톤, 수십만톤까지 스케일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회수가 용이한 수도권 뿐만 아니라 모노머 정제, 중합을 실시할 수 있는 석유화학단지 소재지에서 관련기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쓰레기 유기물을 에탄올 원료로 활용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은 쓰레기를 그대로 자원으로 사용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 유니존(Unison)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유니존은 토끼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상온에서 유기물을 에탄올로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로 2022년 봄 이와테(Iwate)의 구지시(Kuji)에서 실증 플랜트 가동을 시작했다. 세키스이케미칼이 66% 출자한 세키스이 바이오 리파이너리가 2025년 본격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실증 플랜트는 상업 플랜트의 10분의 1 스케일이다.
구지시 주민들은 기존과 동일하게 쓰레기를 배출하며 세키스이 바이오 리파이너리는 유니존 기술로 가연성 폐기물만 따로 분별하는 과정 없이 그대로 가스화한 후 안전한 미생물을 사용해 에탄올로 변환하고 있다.
유니존은 환경에 큰 부하를 가하지 않고 자원순환 루프를 실현할 수 있어 새로운 화석자원 억제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탄올은 에틸렌으로 변환시킨 후 PE 등 플래스틱 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등유로 전환하면 SAF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원료를 플래스틱에 한정하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 등 다양한 유기물을 포함해도 대응 가능하다.
최종 생산제품은 바이오 플래스틱이면서 CR 처리해 재활용한 것으로 취급할 예정이며 에탄올 활용을 위해 이소프렌(Isoprene), 이소프로판올(Isopropanol)까지 상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세키스이케미칼은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시세이도(Shiseido)와 함께 사용이 종료된 화장품 플래스틱 용기를 회수한 후 폴리올레핀(Polyolefin)으로 되돌리는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2025년까지 100% 지속가능성 용기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매장을 활용해 폐기되는 화장품 용기를 회수‧수송할 예정이다. 화장품 용기는 내용물 보호 및 디자인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플래스틱을 복잡한 구조로 사용했기 때문에 원래 분별‧재생 등 리사이클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취급됐으나 3사는 2023-2024년부터 매장에서 폐용기 회수를 시작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리사이클 활동을 알릴 계획이다.
도심 빌딩숲을 이산화탄소 포집용으로…
도쿄(Tokyo)대학, 오사카(Osaka)대학, 이화학연구소, 우베(Ube), 후루카와전기(Furukawa Electric), 시미즈건설(Shimizu)은 도시형 DAC-U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형 DAC-U 시스템은 도심 속 오피스 빌딩을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DAC(Direct Air Capture: 직접공기포집) 시설로 활용하고 옥상, 벽면, 공조덕트를 활용해 대기나 사람의 호흡으로부터 모은 이산화탄소를 농축(부화) 처리한 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화학제품 원료용 에틸렌(Ethylene)을 얻는 신기술이다.
이산화탄소 부화장치와 전해장치는 최대한 소형으로 제작해 빌딩 지하 공조 공간에 넣으며 부화장치에서 이산화탄소와 함께 포집된 산소를 빌딩 내부 등 실내로 되돌리는 일종의 광합성 작용을 실현한다면 빌딩 자체가 산림자원처럼 기능하고 도시 전체 온실가스 흡수량이 배출량을 상회하는 카본 네거티브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팀은 미래에 도시가 이산화탄소 베이스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2030년 카본 네거티브를 실현하는 파일럿 설비를 5000시간 연속 가동함으로써 에틸렌 생산량 1톤당 대기 중 이산화탄소 0.5톤 이상을 줄일 방침이다.
최초 관문이었던 대기 중 농도 400ppm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부화장치에서 100% 농도로 높이는 작업은 2022년 완료했고 또 양성자 교환막형 반응기로 완성한 이산화탄소 전해장치의 패러데이 효율(전극에서 나온 전자 중 목적 반응에 사용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보했으며 150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7년까지는 에틸렌 생산량 10톤의 실증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나 이산화탄소 전해장치를 구성하는 전해 셀 대면적화 및 장기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며 현재 5센티미터각 단층 셀을 사용하기 때문에 2024년까지 10센티미터각 단층 셀을 3-4개 쌓은 스택 구조를 실현하기 위한 기초기술 확립을 서두르고 있다.
반응기 진화도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 후 에틸렌 생성까지 소비되는 에너지의 약 75%를 이산화탄소 전해 환원에 사용해 전해액을 통과하는 전류 열 손실을 줄이고 필요한 전압을 기존의 3분의 1 정도인 1.1V(이론치)로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에틸렌을 선택적으로 생성하기 위해 효율 향상이 요구되며 음이온 교환막 이용, 촉매 개량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촉매로 알루미늄 등 경금속을 극소량 첨가한 산화구리를 사용해 입자 첨가법 등 연구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중간 목표로 2024년까지 이산화탄소 전해에서 패러데이 효율 65%를 달성할 계획이며 현재 참여기업·기관 외에도 뛰어난 전극, 막 기술 등을 보유한 신규 파트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전해장치 실용화‧대형화
최근에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화학제품이나 연료용 원료로 변환하는 이산화탄소 전해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산화탄소 전해기술이 실용화되면 화학제품 및 연료는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되며 신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과 조합한다면 제조공정 전반을 그린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바(Toshiba)는 도요엔지니어링(Toyo Engineering),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 일본 CCS조사, ANA(전일본공수) 2021년 9월부터 SAF(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생산을 위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이산화탄소 전해 기술로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한 다음 일산화탄소, 수소를 피셔-트롭쉬법으로 반응시켜 액체 연료를 합성하는 프로젝트로 자회사 도시바에너지시스템(Toshiba Energy Systems & Solutions)이 일산화탄소 생산능력 150톤급 이산화탄소 전해장치를 시험 제작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실증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이산화탄소 분리‧포집부터 SAF 제조, 소비까지 모든 과정을 실증하기 파트너 5사와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항공운송활동그룹(ATAG)에 따르면, SAF 수요는 2020년 6만3000킬로리터에서 2030년 7200만킬로리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폐식용유만으로는 급증하는 SAF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도시바 등 6사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며 2020년대 후반 이산화탄소 베이스 SAF 상업 플랜트 1호기를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산화탄소 전해기술은 도시바가 고전류밀도화, 대면적화, 적층화 과제를 해결하며 실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촉매층 안에서 고체 촉매와 기체인 이산화탄소, 액체인 물이 동시에 존재하도록 하는 삼상계면 제어기술과 촉매층 표면적을 늘리는 다공질 구조화 기술을 응용했으며 물에 잘 녹지 않는 이산화탄소를 기체 상태로 직접 반응시켜 이산화탄소 처리속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과제 해결을 위해 전해 셀 사이에 냉각유로를 만드는 독자적인 셀 스택 구조를 개발했다. 전해 셀을 대형‧적층화하면 반응 열이 내부에 모이고 반응효율이 떨어지나 셀 스택 구조라면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해져 패러데이 효율이 81%에서 94%로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셀 스택은 셀 면적 100평방센티미터의 전해 셀 4개로 구성했으며 1평방미터당 이산화탄소를 연간 35톤 처리할 수 있다. 다만, 하루 2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청소공장에 적용하려면 농구장 5개 면적에 해당하는 2000평방미터 상당의 설치면적이 필요해 도시바에너지시스템과 함께 이산화탄소 전해장치 대형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시험장치에서 실증을 진행하며 2025년 이후 셀 스택을 적층시킨 전해 모듈을 100대 부착해 MW(메가와트)급으로 확대하고 2030년 추가로 대형화해 10MW급 장치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용화된다면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화학 플랜트 등 화학제품 원료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곳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도 에틸렌 전환기술을 개발하는 등 이산화탄소 전해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공광합성, 화학기업 중심으로 개발 총력전
일본은 인공광합성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인공광합성은 식물처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물에서 수소, 산소를 만들어 이산화탄소 베이스 화학제품 원료를 합성하는 기술이며 실용화된다면 중동, 오스트레일리아 사막지대에도 녹색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정부가 2조원을 투자하는 그린이노베이션(GI) 기금 사업에 채택된 인공광합성형 화학원료 사업화 개발 프로젝트는 사업액이 400억엔 이상이고 2030년까지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며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MGC(Mitsubishi Gas Chemical), 일본 인공광합성화학프로세스기술연구조합(ARPChem)이 연구개발을 맡은 가운데 ARPChem에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 일본제철(Nippon Steel), 도레이(Toray),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등이 참여해 사실상 주요 일본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로젝트 팀은 고활성 광 촉매를 개발한 후 2028년 이후 1ha(헥타르)급 수소 플랜트를 건설해 실증실험을 실시하고 수소 제조코스트를 2030년 1노말입방미터당 20엔 이하, 즉 천연가스 베이스와 동등한 수준 혹은 더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광합성의 핵심인 광촉매는 물을 수소, 산소로 변환할 때 태양광 에너지를 직접 화학반응에 이용하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으로 확보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보다 높은 에너지 이용효율을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개발한 시스템은 광촉매를 도포한 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시트를 끼워 넣은 패널형 반응기 모듈까지 탑재함으로써 축전, 전압 조정을 위한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일조 조건이 좋은 중동에 설치해 모듈 1평방미터당 코스트 15만원에 에너지 변환 효율 5-10%를 달성한다면 수소 제조코스트를 일본 정부 목표인 1노말입방미터당 20엔 이하, 조건에 따라서는 10엔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프로젝트의 2기 단계로, 1기는 도쿄대학 연구팀이 2012-2021년 100평방미터 실증시험을 통해 티탄산스트론튬(Strontium Titanate) 광촉매로 하루 1800리터의 수소를 제조하고 중공사 분리막으로 수소 농도를 94%까지 높였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변환효율 최대 0.76%를 달성하는 등 식물 광합성 효율 0.2%를 상회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10%이기 때문에 2기에서는 2024년 4%를 달성하기 위해 자외선 뿐만 아니라 가시광 파장영역에서도 작동하는 촉매로 에너지 변환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촉매 본체가 하나의 소재로 이루어진 1단형 촉매, 2종의 소재를 조합한 2단형 촉매 모두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에너지 변환효율 1.3% 수준 2단형 촉매를 개발함에 따라 개량에 성공한다면 효율을 9%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루수소, 그레이-그린 전환을 연결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화석자원을 사용하는 현재의 그레이사회를 그린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블루 기술을 함께 개발해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포집‧저장을 통해 실질적 배출량을 제로(0)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린 시대로 이행기에 적합한 기술로 주목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에 비해 코스트가 낮기 때문에 완전한 그린사회로 나아가기 전 이산화탄소 감축을 가속화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제적으로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확립하지 않으면 블루수소 보급이 어려운 상태이다.
일본은 홋카이도(Hokkaido)의 도마코마이(Tomakomai)에서 블루수소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2030년 사업화를 목표로 2023년 관련 법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최대의 천연가스, 원유 생산기지인 니가타(Niigata)에서는 MGC가 현지 교통‧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는 CCS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MGC는 Nippon Gas 시절부터 니가타에서 천연가스 광구를 개발해 일본 석유자원개발(JAPEX), INPEX와 천연가스 광고 개발‧운영 사업을 공동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JAPEX는 주력 원유층에 천연가스를 압입함으로써 원유 생산량을 늘린 경험이 있고 천연가스와 지하수를 그대로 압입시켜 원유 생산을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산화탄소 압입을 준비하고 있다.
저장한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사용하는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 기술 개발도 요구되고 있다.
MGC는 일본 최초로 니가타에서 천연가스를 원료로 메탄올(Methanol) 생산을 시작했고 현재는 해외에도 공급하는 등 일찍부터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원료로 메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2022년에는 니가타 공장의 파일럿 설비를 개조해 실증실험을 시작하고 국제규격을 충족시킬 만한 품질을 확보했으며 2023년부터 원료 가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발전소, 공장 등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와 폐플래스틱, 바이오매스 등을 올레핀 등 화학제품 원료 및 연료로 유용하게 사용되는 메탄올로 변환할 수 있다면 탄소중립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탄올은 탄소중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캐리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니가타에서 바이오매스 발전,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는 점은 CCS 및 CCUS 프로젝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활성화되면 신재생에너지나 신재생에너지 베이스 수소를 활용하거나 CCS 및 CCUS와 조합해 공장에서 생산하는 화학제품을 그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매스, GX 기술로 식량 위기까지 해결
바이오매스는 화석 베이스 원료를 대체할 탄소원으로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일찍부터 식물 생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고정화하는 탄소중립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 화학제품의 범용화 및 다품종화를 위한 원료 전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토지 황폐화나 식량과의 경쟁 등 과제가 많아 식용‧비식용 바이오매스 모두 1차산업인 농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며 지속가능한 서플라이체인으로 확립시키기 위해 다양한 출구전략, 식림, 연속재배 등 재생산 프로세스를 갖추어 부작용을 해소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 농림수산업 쇠퇴에 따라 바이오매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고시마(Kagoshima)는 다네가섬(Tanega)에서 도쿄대학, 일본촉매(Nippon Shokubai) 등과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기술 개발을 위한 농공융합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쿄대학 미래비전연구센터를 중심으로 Beyond Zero Carbon을 지향하는 Co-Junkan 플랫폼 연구기지를 만드는 내용으로 식량 생산 확대와 그린케미칼 산업을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케미칼 정착을 위해 다네가섬 기간작물인 사탕수수에서 수크로스를 얻고 부생 당밀을 발효시켜 에탄올(Ethanol), 부탄올(Butanol) 등을 생산할 예정이며 2021년부터 하루 100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하는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대학은 바이오매스 저가 공급에만 집중하면 농림업이 쇠퇴하게 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서플라이체인을 확립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1차산업, 2차산업이 모두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며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운스트림에서는 일본촉매가 바이오 에탄올을 원료로 바이오 에틸렌, 바이오 부탄올을 원료로는 바이오 프로필렌(Propylene)을 생산하기 위한 최적의 촉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순도 에탄올 제조 프로세스는 도쿄대학과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추후 바이오 EO(Ethylene Oxide), 바이오 아크릴산, 바이오 SAP(Super Absorbent Polymer) 등으로도 유도할 계획이다.
Co-Junkan 플랫폼은 앞으로 출발원료인 사탕수수 품종의 최적화, 수요처 다양화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탕수수로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와 국제농림수산업연구센터(JIRCAS)가 개발해 2022년부터 재배하고 있는 다수성 품종 하루노오기를 이용하고 있다.
하루노오기는 수크로스의 양을 최대화하지 않고 바커스나 환원당 등 부산물이 풍성한 작물을 만들 수 있어 에탄올, 올레핀 원료로 이용이 쉬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o-Junkan 플랫폼은 식량 생산 안정화 및 생태계 유지를 위한 농림업 GX 기술을 중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바이오 에탄올 생산공법은 폐당밀을 원료로 에탄올을 얻으나 신규 프로세스는 역방향으로 수크로스가 결정화될 때 저해물질로 작용하는 환원당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당초 하루노오기의 수크로스 축적량이 적어 설탕 수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으나 환원당부터 선택적으로 에탄올로 변환하는 프로세스로 수크로스 결정화도를 높여 오히려 설탕 수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가 재배 시험에서 하루노오기는 1ha당 단위수량이 기존 품종 대비 1.46배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고, 도쿄대학은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재배 데이터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설탕 생산량이 1.43배, 에탄올 생산 가능량은 1.39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탕수수밭 1ha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설탕만 제조했을 때에 비해 2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은 신흥국이 문화적 발전을 달성하는 동안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현재 1인당 소비량이 1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는 신흥국의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Co-Junkan 플랫폼은 다른 바이오 연료 창출, 폐식용유 베이스 슈가에스터 생성 등도 준비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사업화를 추진해 세계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식량 위기를 극복하는데 GX 기술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연계 다양화로 바이오매스 서플라이체인 형성
일본은 이종산업 및 산학 연계를 통해 바이오매스 체인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림자원이 풍부하며 당장은 황폐림을 정비하는 방식으로 바이오매스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이셀(Daicel)은 목질 베이스 소재인 셀룰로스(Cellulose)를 100년 이상 사용하고 있으며 임업 부흥 등을 목표로 1차산업과 융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 아래 2023년 4월 바이오매스 관련 전략의 핵심이 될 산관학 연계용 신조직으로 바이오매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신설했다.
바이오매스 밸류체인 구상에서는 목재 등의 구성성분을 모두 유효하게 이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이용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중에 공급된 목재를 회수하고 순환 이용하는 작업까지 중시하고 있다.
모든 것의 출발점이 될 삼림은 대학들이 소유하고 있는 연습림을 활용하며 특히 매년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원인으로 지적되는 삼나무나 서로 밀집해 자라는 대나무에 주목하고 공급 안정화를 위해 지역별 식림 활동 및 임업 부흥 정책을 바탕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최근 목질 베이스 화학제품 창출을 위한 요소기술 개발이 진전되며 바이오매스 밸류체인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다이셀은 목재 구성성분인 셀룰로스와 리그닌(Lignin),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 등을 남기지 않고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해 목재 용해분리 기술부터 개발했다.
교토(Kyoto)대학과 연구한 목재 데미지리스 파쇄 및 상온용해 기술이 출발점, 변성 프로세스 등은 가나자와(Kanazawa)대학과 연구하고 있다. 출구전략으로 △성형소재용 셀룰로스 유도제품 △기능소재용 셀룰로스 유도제품 △리그노셀룰로스 등을 검토하고 성형소재용으로 이미 사용된 자원을 회수해 순환 이용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셀룰로스 유도제품을 열가소성 수지 원료로 사용하는 내용으로 용기‧포장 분야를 주요 용도로 주목하고 있으며 회수는 푸드코트나 경기장 등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다른 서플라이체인으로부터 공급받기 위해 이미 폴리에스터(Polyester)계 헌옷을 조달하는 회수망을 갖춘 의류·패션업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셀룰로스계 수지, 천연섬유 등의 생분해성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구상하고 있다.
포장자재에 식품 찌꺼기가 부착된 상태로 투입할 수 있도록 일정수준 개발된 발효기술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으며 비료에 가까운 형태로 얻는 메탄(Methane) 혹은 연소를 거쳐 포집하는 이산화탄소 등을 재생공정용 출발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양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서 다량으로 사용해온 메탄올 생산을 계속 유지하고 수소 자원 확보도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밸류체인 내부에서 혹은 공장 폐수 혐기성 처리를 통해 수소를 얻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에서 다수 사용하고 있는 수첨기술과 연결도 기대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