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중국산 수입량 94% … 포스코퓨처엠, 아프리카산으로 대체
중국이 흑연 수출을 통제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12월1일부터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고밀도(입방센티미터당 1.73그램 초과) 인조흑연 소재 및 최종제품 수출을 규제할 예정이다.
상무성과 해관총서는 흑연 수출이 국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고순도, 고강도, 고밀도 인공흑연 소재 및 최종제품 △천연 인상흑연 및 구상흑연, 팽창흑연 등을 대상에 포함시켰다.
흑연 수출을 위해서는 관련기관에 소정의 서류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며 중국 상무부 및 연관 부서가 심사 후 결정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법정 기한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인조흑연 및 천연흑연 생산·수출국이며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LiB(리튬이온전지) 제조에 필수적인 흑연 수출규제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상무부는 흑연 수출규제가 글로벌 공급망 안전 및 안정 보장에 유효하고 글로벌 사회 및 자국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10월17일 미국이 발표한 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흑연 수출규제는 글로벌화 노선을 추진해온 음극재 생산기업 등 중국 LiB 산업의 해외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조흑연 생산량 1위 Ningbo Shanshan은 2023년 상반기 매출이 94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0억위안으로 39.0% 급감했다.
음극재 매출이 31억위안으로 9.6% 감소한 반면, 해외 매출이 4억위안 이상에 달하며 성장이 기대됐으나 수출규제가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1월 인조흑연 수출량이 약 4만8000톤으로 전년동월대비 약 66% 급증했으며 2-9월에도 나머지 흑연에 비해 인조흑연 수출이 현저한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중국 흑연 수출규제가 배터리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민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2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 및 천연흑연 수입액 약 2억4100만달러 가운데 93.7%는 중국산이다.
다만, 선제적인 대응으로 수출규제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아 한국무역협회(KITA)는 수출규제 개시 이후 3개월 안에 대부분 영향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흑연 수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흑연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 허가가 지연되거나 반려되지 않도록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할 계획이며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산 대체물량을 확보하고 흑연 대체용 실리콘(Silicone) 음극재 개발을 지원하는 등 공급망 자립화·다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산 천연흑연을 최대 9만톤까지 대량 조달할 예정이며 신규 공급선 운영이 안정화되면 국내 배터리 음극재용 천연흑연 수요 상당량을 아프리카산으로 대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말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2024년 하반기 2단계 공장까지 준공해 생산능력을 1만8000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인조흑연 음극재는 철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가공해 제조함으로써 국내에서 100% 원료 조달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9년-2022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통해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개발에 97억원을 지원했으며 흑연을 대체하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 개발에 2027년까지 300억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