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은 3년 연속 수익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SKI)은 2023년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이 모두 침체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2조3300억원으로 전년대비 40.0%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BNK투자증권은 4분기 침체가 심각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유부문은 싱가폴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하반기 들어 함께 하락한 영향으로 3029억원의 적자를 내고, 석유화학부문은 P-X(Para-Xylene) 스프레드 축소로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배터리 사업 역시 SK온이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누리고 있으나 재고 조정, 평균 판매단가 하락으로 4분기 영업적자 44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연료유 수요가 급감하며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2020년에 이어 2021년 영업이익 1조7656억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2022년 3조9989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했으나 3년 연속 기록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에쓰오일 역시 영업이익이 2021년 2조364억원, 2022년 3조481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23년에는 에프앤가이드 추정치 1조8800억원, 대신증권 추정치 1조4230억원으로 거의 반토막 수준을 급감했고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역시 하반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 악화를 회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 4사는 2021-2022년 연속으로 코로나19 타격을 큰 폭으로 회복하고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함으로써 횡재세 도입이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2022년 말부터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고 정제마진도 함께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이미 2023년 2분기에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사업에서만 106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에쓰오일도 영업적자 2921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정제마진은 3분기 배럴당 10달러로 급등했으나 4분기 2-3달러로 급락하며 손익분기점 4-5달러를 크게 하회해 정유기업들의 재고평가손실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24년에도 배럴당 83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효과가 약화됐고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유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석유화학 등 비정유 사업을 확대하며 탄소중립 확대로 도래할 석유제품 수요 급감에 대비했으나 최근 석유화학 시황마저 악화됨에 따라 수익 개선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