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탄광 2025년 모두 폐쇄 … 국제가격 25% 폭락 전망
국내 석탄산업은 탈화석연료 트렌드를 타고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석탄공사는 2023년 6월30일 전라남도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남은 국내 탄광을 모두 폐쇄할 예정이며 2024년 강원도 장성탄광, 2025년 도계탄광의 폐광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가 1980년대 말부터 40여년에 걸쳐 추진한 에너지·자원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산업 구조가 개편되며 석탄 생산이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불어 석탄은 석유화학 원료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다.
글로벌 올레핀(Olefin) 크래커별 원가 경쟁력은 2012-2014년 중국 CTO(Coal to Olefin) 및 MTO(Methanol to Olefin) 등장, 2015-2017년 동북아 NCC(Naphtha Cracking Center) 경쟁력 회복, 2018년 북미 ECC(Ethane Cracking Center)의 저가 원료 기반 경쟁력 확보, 2020년 이후 중국·중동의 COTC(Crude Oil to Chemical) 설비 등장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NCC는 나프타(Naphtha)의 원료 투입비중이 높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에탄(Ethane) 가스를 원료로 투입하는 미국이나 중동의 ECC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석탄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가스보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가이지만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단점 때문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화학용 사용을 정책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석탄 수급 동향에 따르면, 국산 석탄 소비량은 2012년 242만4000톤에서 2021년 84만9000톤으로 10년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석탄발전 축소에 따라 연탄용 뿐만 아니라 발전용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으며 부족량은 대부분 러시아산 등 수입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석탄발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 산업으로 저탄소에너지 중심의 전력 시장 개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의 발전부문 상향을 비롯한 탈석탄 정책 기조 등으로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 및 사회적 변화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광 조기 폐광을 통해 약 1조원의 국가재정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대한석탄공사는 석탄 생산 사업 중단 이후 석탄 판매 사업만 이어가거나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석탄 생산 중단 후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을 이어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산업부에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석탄산업 역시 탈탄소 트렌드를 타고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석탄 사용량은 중국, 인디아,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용 수요 증가를 타고 2022년 83억톤으로 2021년 대비 3.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글로벌 탄소감축 정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수급 불안이 심화되자 석탄 소비가 0.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인 중국‧인디아는 2021년 세계 전체 석탄 소비량 중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2023년에도 70% 가까이 장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IEA는 2023년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석탄·석유·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 사용이 2030년경 정점에 도달한 이후 석유·천연가스는 2060년까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는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석탄은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코트라(KOTRA) 역시 글로벌 석탄 수요가 중국‧인디아에서는 증가하지만 미국‧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크게 감소해 2024-2025년에는 전체 석탄 소비량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전체 발전용량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9.1%로 절반에 가까우나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을 베이스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은 “청정에너지로 전환은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막을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석탄 가격은 수요 증가세 둔화에 따라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은 원자재 시장 전망에서 재생에너지 및 천연가스 시장이 급성장하며 글로벌 석탄 가격이 2024년 25% 이상 급락하고 2025년 15%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석탄 가격은 2021년 말부터 수급타이트가 이어진 가운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월 유럽연합과 일본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금지 표명을 거치며 급등세를 이어왔다.
일반탄은 2022년 초 톤당 100달러에서 2차례 급등한 이후 9월까지 400-450달러를 달성하고 이후 소폭 하락했으나 11월 또다시 400달러로 상승했으며, 원료탄 역시 4월 500달러 이상을 형성한 후 5월 말 공급량이 증가하며 7월 200달러까지 폭락했으나 2023년 1월 초 300달러로 반등했다.
유럽연합은 2023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연기하고 이미 폐쇄한 발전소도 재가동하면서 석탄 소비량을 늘려 가격 상승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