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세계 최초로 대형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암모니아(Ammonia) 혼소 실증 시험을 시작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마찬가지로 연소 시에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에너지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연소속도 및 열량에 있어 석탄화력발전소가 채용하는 보일러형 발전 방식과의 친화성이 우수해 석탄과 혼소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모니아는 석탄 뿐만 아니라 LNG(액화천연가스)와도 혼소가 가능하며 수소를 낮은 코스트에 고효율로 운송·저장 가능한 에너지 캐리어로도 주목받고 있다.
반면, 수소는 연소속도가 석탄보다 훨씬 빨라 석탄과의 혼소는 어려우며 LNG가 채용하는 가스터빈형 발전방식과의 상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JERA·IHI, 석탄화력 발전소 실증 개시
JRER과 IHI는 2024년 4월1일 JERA 헤키난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80%, 연료 암모니아 20% 발전 시험을 개시했다.
암모니아는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혼소 비율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연료 암모니아 혼소 실증 시험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에너지 전환, 탈탄소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헤키난 화력발전소는 일본 최대 석탄화력발전소이며 총출력이 410만kW로 세계적으로도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양사는 4월10일부로 헤키난(Hekinan) 화력발전소에서 암모니아 20% 혼소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JERA는 앞으로 비효율적인 발전소 설비를 2030년까지 전부 가동중단 및 폐지하고 남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암모니아 혼소를 도입할 계획이며, 혼소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최종적으로 암모니아 전소를 통한 제로에미션(Zero Emission) 달성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대량의 액체 암모니아를 이용하기에 앞서 최대한의 안전성 확보는 필수적이다.
암모니아는 19세기 초 냉매로 상업 이용을 시작해 20세기 초부터는 비료원료로 사용해 장기간 대량 사용실적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운반선을 활용한 암모니아 장거리 해상운송 역시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산업분야에서 취급 경험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강력한 급성독성을 지닌 극물로 분류돼 발전소에서는 지나칠 정도의 안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헤키난 화력발전소는 △안전설계·안전동작·백업·내부장금장치·조작 매뉴얼 등을 통한 미연소 방지 △누출 검출 시 통보장치·설비 이상 시 자동정지 장치·24시간 감시 카메라 및 순찰·처치 매뉴얼 등을 통한 조기 발견·조치 △방역제방·회수설비·대응 매뉴얼·행정 연계 등을 통한 확대방지 등 3가지 관점에서 대책을 고안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 2030년대 50% 혼소 상용운전 추진
일본은 2020년대 후반 암모니아 20% 혼소, 2030년대 전반 50% 혼소 상용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JERA와 IHI는 실증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연료 암모니아 수용을 위한 외항선 루트를 정비해 섭씨 영하 33도 액체 암모니아를 저장하는 탱크와 연료 암모니아를 가스화하는 기화설비, 약 3.5킬로미터의 액체 암모니아 파이프라인을 발전소에 새롭게 설치했다.
실증 시험을 진행하는 100만kW급 4호기는 기존 버너(48기) 개조 및 암모니아 노즐 추가 설치와 암모니아 배관공사를 실시했다.
헤키난 혼소 실증은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추진하는 탄소 리사이클·차세대 화력발전 등 기술 개발 및 암모니아 혼소 화력발전 기술연구개발·실증 사업으로 선정돼 지금까지 1만kW 연소 시험로 실증 시험을 통해 질소산화물(NOx)을 억제한 혼소 기초기술을 확립했다.
JERA는 헤키난 혼소 실증을 통해 상용 수준에서 NOx 배출량과 보일러 연소특성 등 부하에 변화를 주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3개월 동안 20% 연료 암모니아 혼소를 통해 사용한 암모니아는 약 4만톤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실증 시험에서 확인한 과제를 해결해 2025년 3월까지 상용화에 대비해 연료 암모니아 이용기술을 확립하고 2020년대 후반 상용운전을 개시할 계획이며, 또 2028년에는 혼소율 50% 이상 실증을 완료해 2030년대 전반까지 상용운전에 나설 방침이다.
수요, 2030년 300만톤에서 2050년 3000만톤으로 증가
석탄화력발전소를 보유한 전력 생산기업은 헤키난 화력발전소 실증 시험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화력발전전력 가운데 31%를 석탄화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국 발전설비 70기 가운데 설비연령 30년 이상인 설비 숫자는 53%이며 발전능력 기준으로는 68%에 달한다.
탈탄소화를 위해 당장 설비를 가동중단 또는 폐지하는 것은 안정적인 전력공급 확보 측면에서도, 현실적인 설비 전환을 추진하는 관점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우나 암모니아 혼소는 버너 등을 변경하는 수준에서 대응이 가능하다.
아울러 새로운 설비 또는 초기투자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면서 기존설비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점도 메리트이다.
일본 정부는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 전원구성 가운데 약 1%를 수소·암모니아로 공급하는 계획을 제시하며 2030년까지 석탄화력에 대한 암모니아 혼소 20% 도입·보급을 목표로 수요를 300만톤(수소로 환산할 시 약 50만톤)으로 예상했다.
코스트 목표는 수소 환산 기준 노멀입방미터당 10엔대 후반이다.
일반 가정 230만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100만kW급 화력발전소 1기의 암모니아 혼소 20%를 가정하면 1년 동안 필요한 암모니아는 약 50만톤으로 현재 일본 소비량의 50% 수준이다.
2050년에는 수요가 3000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암모니아 대량 조달이 필요해 효율적인 대규모 생산기술 확립 및 코스트 다운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료 암모니아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수소 베이스 연료는 연소해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메탄(Methane) 대비 연소속도가 느리며 화염온도가 낮고 가연 범위가 제한적이다. 동시에 질소분이 증가하기 때문에 NOx와 아산화질소(N2O)가 대량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일본은 착화 및 연소 안정성과 완전연소율을 개선하는 미연소 암모니아 대응 연소기술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되나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경쟁력을 강화함에 따라 계속해 연소 안정화에 기여하는 수열기술 고효율화를 추진해 차별화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발전 고혼소화 및 전소화를 위한 개발도 선행하고 있으며 IHI 역시 50% 이상 혼소, 가스터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1% 혼소 실증 시작
수소 역시 소규모 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도호쿠전력(Tohoku Electric Power)은 2023년 10월 니가타(Niigata) 화력발전소 5-1호기에서 1% 수소 혼소 실증을 실시했다. 니가타 화력발전소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이용하며 일본에서는 처음 사업용 GTCC(Gas-fired Turbine Combined Cycle)를 적용했다.
소규모로는 기존 연소기를 개조하지 않고 천연가스 혼소가 가능하며 암모니아보다 빠르게 착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혼소를 위한 개조공사와 수소 도입·공급설비 설치공사를 실시했으며 수소는 외부에서 운송한 압축수소 가스 트레일러를 통해 공급했다.
니가타 화력발전소 5-1호기가 100% 수소 연소로 전환하면 시간당 수소 봄베 약 6600개에 달하는 대량의 수소가 필요하다.
현재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하기 위한 공급망이 갖추어지지 않아 혼소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스터빈 연소기 등의 설비를 개조해야 한다.
수소는 직접적으로 전력분야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잉여전력을 수소로 변환해 저장·이용함으로써 재생가능에너지 등 제로에미션 전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데도 기여한다.
니가타 화력발전소와 요시노우라(Yoshinoura) 멀티가스터빈 발전소 모두 주파수 조정이 가능한 전원으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수소 실증은 장기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도입이 확대되면 필요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