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고리형 실록산(Siloxane) 규제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수지(Silicone Resin)의 중간원료인 고리형 실록산 일부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글로벌 규제를 위한 규제협약(POPs 규제협약)의 대상으로 포함하는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유럽 화학물질청(ECHA)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검토하는 전문가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관계기관의 조정을 통해서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검토 단계로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논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2024년 4월에 다시 제출 예정인 보고서에 대해서도 불명확한 점이 있는 등 혼란에 빠져있다.
유럽환경국(EEA)은 2023년 6월 고리형 실록산인 D4(Octamethyl Cyclotetrasiloxane), D5(Decamethyl Cyclopentasiloxane), D6(Dodecamethyl Cyclohexasiloxane)를 POPs 규제협약 후보물질로 제안하는 방침을 표명했으며 규제 목록에 포함되면 제조·사용 및 수출입 시 용도와 목적이 제한되기 때문에 북미 화장품 단체, 건축자채 단체 등 각국 산업단체 및 실리콘수지 사용이 필수적인 산업계가 ECHA의 보고서에 대해 8월까지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11월 말 개최된 전문가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12월 초 관계기관 협의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의 경제성장 및 기업 경쟁력 강화를 관리하는 DG Grow(내부시장·산업·중소기업국)을 포함하는 2개 이상의 사무국이 반대의견을 표하는 등 유럽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2023년 말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장관급 회의체로 공이 넘어갔으나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ECHA가 4월에 수정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나 의견서 재모집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24년에는 유럽의회 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집행위원회도 재선출되므로 관련 논의 자체가 미루어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D4, D5, D6는 생산량 가운데 98%가 폴리머 생산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중간원료이며 대체재가 없어 규제가 적용되면 실리콘제품을 생산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CHA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수지 수요는 약 100만톤이며 실링재를 비롯한 건축용을 필두로 윤활제·소포재 등 일반공업, 운송기기, 전자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