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도네시아 공급과잉 … 에코프로, 코발트 프리 대응 강화
하이니켈 양극재는 글로벌 수요 둔화 및 광물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코발트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니켈 함량을 기존 60-70%에서 80-90%로 크게 높인 양극재로 2023년에는 주요 니켈 제련·생산국에서 공급과잉이 심화돼 리튬·니켈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수익 침체가 심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2023년 니켈 제련소 생산능력이 전년대비 20.4% 급증했고, 중국도 생산량이 19.6% 증가해 세계적으로 극심한 공급과잉을 야기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은 중국의 공급과잉 지속 및 글로벌 전기자동차(EV) 시장 악화의 영향을 받아 2023년 12월7일 kg당 90.5위안(약 1만6220원)으로 2021년 8월10일 90위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2022년 11월14일 581.5위안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약 85.0% 폭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니켈 가격도 2023년 초 톤당 3만달러대를 나타냈으나 10월16일 1만8560달러로 2021년 10월 이후 약 2년만에 1만8000달러대로 폭락했다.
국내 2차전지 양극재 생산기업들은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광물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23년 3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에코프로는 연결 기준 2023년 3분기 영업이익이 6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3%,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459억원으로 67.6%, 포스코퓨처엠은 371억원으로 54.6%, 엘앤에프는 148억원으로 85.0% 급감했다.
SNE리서치는 2023년 완성 자동차 시장의 전기자동차 침투율 추정치를 16.2%로 기존 전망 대비 1.3%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시장에서는 2024년까지 전기자동차 시장 위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산업은 그동안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주력으로 성장했으나 전기자동차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CATL 등 중국이 글로벌 우위를 선점한 LFP(리튬인산철)를 비롯해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요구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수익성 하락에 대응해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소재 가운데 분쟁광물로 관리되고 고가인 코발트를 제외하거나 니켈 함량을 낮춘 차세대 양극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1월7일 3분기 영업실적 발표 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2026-2027년 코발트 프리 양극재 NMX, 2027년 OLO(Overlithiated Oxide) 양극재 양산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Tesla), 폭스바겐(Volkswagen),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등 LFP와 같은 중저가 배터리 조달 비중을 늘리는 추세에 따르고 니켈 가격이 계속 상승하며 발생한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NMX는 2024년, OLO 양극재는 2026년 양산할 방침이었으나 전기자동차 신모델 개발 일정 및 배터리 셀 생산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생산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파악된다.
설비투자액은 2023년 1조4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2000억원 가량 낮추어 집행할 예정이어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는 NCM,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같은 하이니켈 양극재에 주력하는 동시에 양극재를 소성(열로 서로 다른 물질을 섞는 작업)할 때 사용하는 도가니, 양극재의 품질 및 안정성을 높여주는 일종의 첨가제인 도판트 등 양극재 관련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계획이다.
도가니와 도판트는 NCA 양극재 대상으로 먼저 사업화할 예정이며 개발 초기부터 핵심 수요기업인 삼성SDI와 협업을 진행하고 외부 판매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LG화학은 2023년 6월 청주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입자(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으며 2027년까지 단입자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미공장으로 확장하고 총 생산능력을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온은 11월 스웨덴 전기자동차 생산기업 폴스타(Polestar)와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2025년부터 니켈 함량 80% 이상의 길이 56센티미터 초장폭 하이니켈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SK온이 공급할 배터리는 음극재에 사용하는 실리콘(Silicone) 비율을 높여 충전 성능과 에너지밀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진은 NCM의 출력과 수명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탄소 캡슐화 기술을 개발했다
한양대학교 유기나노공학과 안희준 교수 및 화학공학과 임희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발행하는 수명 안정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에탄올(Ethanol)에 분산된 그래핀(Graphene), CNT(Carbon Nano Tube) 베이스 탄소 슬러리와 상온에서 마찰열을 통해 용매를 증발시켜 탄소 캡슐화를 진행하는 코팅 공법을 개발했다.
탄소 캡슐화된 NCM 양극재는 전기·이온전도도가 개선돼 12분 이내에 빠른 충·방전이 가능하고 반응 중 표면에서의 구조열화 및 부산물 층 형성이 억제돼 섭씨 45도 고온 조건에서 기존 NCM 양극재에 비해 약 3배 향상된 수명 안정성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