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소자인 강유전체를 화학물질 없이 식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는 제네바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강유전체 표면의 비대칭 마멸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후 신개념의 나노 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
마멸은 물체 표면의 소재가 점진적으로 손실 또는 제거되는 현상이며 나노 패터닝 기술은 나노스케일로 소재의 표면에 정밀한 패턴을 생성해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적용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소재의 표면특성 연구에 집중하며 원자간력현미경을 활용해 다양한 강유전체의 트라이볼로지(Tribology: 마찰 및 마모) 현상을 관찰했으며 강유전체의 전기적인 분극 방향에 따라 마찰되거나 마모되는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또 분극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트라이볼로지의 원인으로 변전효과(Flexoelectric Effect: 물질이 휘어졌을 때 분극이 발생하는 현상)를 확인한 결과 강유전체의 트라이볼로지 특성은 나노단위에서 강한 응력이 가해질 때 발생하는 변전효과로 강유전체 내부의 분극 방향이 상호작용할 때 바뀐다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강유전체 트라이볼로지 현상을 소재의 나노 패터닝에 응용했으며 신규 패터닝은 기존 반도체 패터닝 방식과 달리 화학물질 및 고비용의 리소그래피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기존 공정 대비 매우 빠르게 나노구조를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스페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된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1월9일자로 출판됐다.
제1저자인 조성우 박사는 “세계 최초로 강유전체 비대칭 트라이볼로지를 관찰하고 규명한데 의의가 있는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홍승범 교수는 “개발된 패터닝 기술은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패터닝 공정과 달리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매우 낮은 비용으로 대면적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