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용화 장벽 해소에 고효율·대면적화 … UNIST, 양자점 결합소자 개발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는 신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19세기 러시아에서 발견된 광물의 결정 구조로 유연성, 빛 흡수성, 전하 이동성이 우수하며 제조 공정이 간편하고 코스트가 저렴해 실리콘(Silicone)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을 사용하는 기존 무기계 태양전지는 높은 광 변환 효율을 나타내나 고가의 장비로 섭씨 14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처리해야 하는 등 높은 공정 단가와 고온 공정이 요구된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저렴한 장비를 사용해 100도 정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액체 용액으로 처리가 가능하며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으로 만든 광흡수층을 도포하는 방식으로 유연한 플래스틱을 비롯해 다양한 기판에 증착할 수 있어 두껍고 강성이 높은 실리콘 웨이퍼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또 소재 코스트가 실리콘계 태양전지의 10% 수준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 역시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09년 일본 요코하마(Yokohama) 도인(Toin)대학 미야사카 쓰토무 교수가 개발한 차세대제품으로 유기계로 분류되며, 국내에서는 한화큐셀이 2026년 양산화를 목표로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과 성균관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023년 12월 신공정 기술 개발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 저하 원인인 변형응력 문제를 해결했다.
변형응력은 소재가 변형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힘으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서는 결정화 이후 내부에 형성된 변형응력을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으나,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 새로 개발한 액체 유기 단량체를 추가함으로써 결정화 과정에서 결정 경계면을 줄이고 박막이 응고 후 냉각될 때 수축하며 생기는 변형응력을 유기 단량체로 분산해 원자 단위 격자 변형 및 내부 결함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 상태의 유기 단량체는 빛을 쬐면 서로 연결되며 고분자로 중합된 다음 박막 표면 및 결정 경계면 결함을 억제했고 신공정 기술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모듈 외부 박막의 보호막인 봉지재 없이 2000시간 동안 88.9% 효율을 유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과 안정성을 나타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24년 2월 전기광학적 분석과 원자단위 계산과학으로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하 이동성 및 안정성 저하를 해결해 21.68% 효율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240시간 이상 작동에도 초기 효율 대비 99% 이상의 효율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산화를 통해 정공 수송층의 리튬 이온(Li)을 리튬산화물(LixOy)로 변환시켜 소자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정공 수송층의 산화 시간을 최적화했다.
또 개발한 태양전지를 탠덤 태양전지 상부 셀에 적용해 국내 최초로 양면 수광형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했으며 후면에서 반사되는 빛이 표준 태양광의 20% 조건에서 기대효율이 4단자형(탠덤 태양전지 구조) 31.5%, 2단자형 26.4%로 나타나 기존 세계 최고치를 갱신했다.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900평방센티미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성균나노과학기술원 연구팀은 3월 한국화학연구원, 카이스트와 유연한 기판 위에 코팅한 산화물 전자수송층이 션트(Shunt) 경로를 유발하고 저항을 증가시켜 유연 태양전지의 효율, 안정성, 대면적화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고 새로운 형태의 전자수송층을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태양전지는 광·전 변환 효율이 16.4%로 세계 최고수준이며 일본 도시바(Toshiba)가 발표한 703평방센티미터보다 크고 롤투롤 공정을 통해 신문처럼 생산할 수 있어 대량 생산화가 기대된다.
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얇고 가벼우며 곡면에 부착할 수 있어 자동차, 드론(무인항공기), 휴대용 전자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성연 교수팀과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의 효율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주석-납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과 양자점층을 접합하고 박막층을 활용해 전지의 효율을 대폭 상승시켰으며 생성된 접합층은 내부 전기장을 강화시키고 경계면의 결함을 대폭 감소시켜 전하의 이동거리를 늘림으로써 전하추출 효율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개발한 기술로 제작한 소자는 기존 주석-납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광·전 변환효율인 23.7%를 달성해 기존 방식에 비해 성능이 약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