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인디아 스타이렌(Styrene)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20년 LG화학 인디아 공장 가스 누출 사고 이후 인근 주민 최소 13명이 추가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5월7일 인디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 비샤카파트남(Visakhapatnam)에 소재한 LG화학의 PS(Polystyrene) 생산법인 LG Polymers India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되면서 인근 주민 약 1000여명이 노출돼 12명이 목숨을 잃고 58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023년 5월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인근 61가구 273명을 면담한 결과 주민 대다수가 호흡기 질환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피부 발진 등 만성적 건강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제2의 보팔(Bhopal) 참사로 규정하고 있다”며 LG화학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보팔 참사는 1984년 마디아프라데시(Madhya Pradesh) 보팔소재 미국 살충제 공장에서 일어난 가스 누출 사고로 인명 피해만 3800명에 달한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인디아 정부가 사고 당일 피해만 지원할 뿐 이후 후유증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며 “LG화학 또한 재판이 끝난 뒤에야 대응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조사를 함께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부식성이 강한 에어로졸이 마을을 덮치면서 다양한 유해물질이 폐에 들어가 오랫동안 남아 지연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고와 질환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 구성된 판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자체 조사 보고서를 LG화학에 전달하고 중·장기적 추적 조사와 즉각적 피해 보상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