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최상규)이 바이오기업 투자로 39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Fulcrum BioEnergy)에 대한 지분가치 약 390억원 전액을 손실로 처리했다.
2022년 약 260억원, 2023년 약 130억원을 투자하며 2023년 말까지 지분율을 3.4%로 높였으나 펄크럼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이자 평가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펄크럼은 2007년 설립돼 생활폐기물로 고순도 합성원유를 만드는 공정을 처음으로 상업화했다.
폐기물에 포함된 가연성 유기물을 선별 후 재합성하고 고순도 수송용 합성원유와 항공유로 전환하는 공정 기술을 구현해 최근 부상하고 있는 SAF(지속가능 항공유) 유망주로 부상했으며 독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네바다에 건설하고 있는 첫번째 합성원유 공장에서 2억8900만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에 실패해 채무불이행을 맞았으며 최근 인디애나 SAF 공장 건설을 위해 추진한 5억달러 채권 판매도 중단했다.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도 급격하게 악화됐으며 2023년에는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27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107% 확대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에너지에 대한 안전성과 환경적 효과에 대해 지역 환경운동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연료로 공급될 생활폐기물에는 플래스틱이 많고 플래스틱이 많을수록 고온으로 가열할 때 온실가스와 기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늘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6명은 2023년 10월 재무부 산하 국세청에 서한을 보내 플래스틱과 기타 석유제품으로 연료를 만드는 곳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도록 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펄크럼과 비슷한 시기에 투자한 미국 아모지(Amogy) 역시 2023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2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지는 암모니아(Ammonia)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6월 아모지에 3000만달러에 이어 2024년 3월 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