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기업은 불황 타개를 위해 대대적인 구조재편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케미칼(SCC: Sumitomo Chemical)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2450억엔으로 2000년 이후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대 초까지 중동 석유화학 자회사 페트로라비(PetroRabigh)와 의약품 사업을 통해 수익 개선 효과를 극대화했으나 2023년 석유화학 시황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폭락하고 의약품 사업에서는 블록버스터 항정신병 약물인 라투다(Latuda)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수익 침체가 심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페트로라비를 포함한 기초석유화학 사업은 영업적자가 870억엔에 달하고, 특히 페트로라비에서만 영업적자가 130억엔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페트로라비는 2023년 말부터 설비 트러블 때문에 일부 플랜트의 가동을 중단했고 2024년 초까지도 전체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2024년 1-3월 영업실적이 한분기 밀려 2024회계연도 영업실적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체 수익성 개선을 오랜 기간 가로막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페트로라비가 자체적으로 코스트 합리화 및 생산성 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는 판단 아래 직접적인 관여를 검토하고 있다.
자회사 스미토모제약(Sumitomo Pharma)이 추진하는 의약품 사업은 블록버스터 의약품 라투다의 특허 만료가 수익 악화에 직결되며 영업적자가 1310억엔에 달하며 라투다 영향은 마이너스 62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2022년부터 라투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포스트 라투다로 육성하기 위해 신약 3종을 개발했으나 출시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대체 효과를 보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에너지 및 고기능 소재와 정보전자화학 등 다른 사업들은 대체로 호조를 나타내면서 페트로라비 및 의약품 사업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023년 3분기 58억엔으로 흑자 전환했고 2023회계연도 전체로도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최근 수익이 양호한 반도체 등 정보전자화학 사업과 농약 부문을 강화하면서 영업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석유화학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치바(Chiba) 소재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생산능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재편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설비투자액은 당초 7500억엔으로 책정했으나 최근 수익 악화가 심각해 6000억엔으로 축소했다.
다만, 바이오 스티뮬런트(Biostimulant)와 고기능 소재 등을 육성하는 전략투자 분야에는 1500억엔을 초기 계획대로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2024년 4월에는 구체적인 구조재편 방안을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