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영업이익 마이너스 18억엔 … 원료 외부조달로 경쟁력 약화
일본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이 SAP(Super Absorbent Polymer) 사업에서 철수한다.
산요케미칼은 SAP 생산능력이 42만톤으로 글로벌 6위이나 최근 수년 동안 수익 악화에 대응해 2023년 일본 나고야(Nagoya) 11만톤 중 No.1 4만톤의 가동을 중단했고, 중국 난퉁(Nantong)에서 총 23만톤 중 7만톤의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생산능력을 31만톤으로 약 25% 감축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기업이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신규 진출하는 곳이 급증함에 따라 생산능력 감축만으로는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 악화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으며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코스트 부담이 막대해 최종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SAP 개발 및 공급을 맡았던 100% 자회사 SDP Global 및 SDP Global 말레이지아 법인을 해산했으며 2024년 말레이지아 공장 가동중단 및 중국 난퉁법인 매각을 추진한 후 일본 나고야 공장까지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SAP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계획이다. 난퉁법인 지분은 Nantong Jiangtian Chemical에게 100%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요케미칼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SAP 사업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8억엔으로 적자 전환했다. 사업 철수에 따른 특별손실이 수년간 2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3회계연도에 이미 120억엔을 계상함에 따라 2008년 이래 최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건축자재 가격이 급락하자 페인트 원료용 아크릴산(Acrylic Acid) 유도제품인 부틸아크릴레이트(Butyl Acrylate) 수요가 감소해 아크릴산을 SAP 원료용으로 집중 투입하고 있으며 공급이 내수를 상회함에 따라 일본과 동남아에 저가로 수출하고 있다.
다만, 인디아와 중국에서 기저귀 수요가 급증하며 글로벌 SAP 수요는 300만-310만톤을 형성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3-5%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돼 산요케미칼의 철수는 원료부터 이어지는 일관생산체제를 확립하지 못하며 경쟁력이 악화된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스미토모세이카(Sumitomo Seika Chemicals)는 산요케미칼과 대조적으로 싱가폴 자회사 SSS(Sumitomo Seika Singapore)의 주롱(Jurong) 플랜트에 약 1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2025년 하반기까지 SAP 생산능력을 14만톤으로 2배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싱가폴 SSS 7만톤과 한국법인 SSP(Sumitomo Seika Polymers Korea)의 여수 11만8000톤, 일본 히메지(Himeji) 21만톤, 프랑스 아케마(Arkema) 위탁공장 4만7000톤 등 44만5000톤 체제를 갖추고 있으나 글로벌 수요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2025년까지 전체 생산능력을 52만톤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기저귀 생산기업이 최근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고급제품에 스미토모세이카의 구형 SAP를 채용함에 따라 수요가 급증했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역상현탁중합법으로 SAP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역상현탁중합법은 배치방식으로 반응을 실시해 반응 제어가 쉽고 수요기업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다.
SAP 생산능력 71만톤으로 글로벌 1위를 달리는 일본촉매(Nippon Shokubai) 역시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공장을 활용해 아시아 수요기업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요케미칼이 중국공장을 중심으로 투자했다는 점에서 산요케미칼 철수로 일본 SAP 시장이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산요케미칼은 난퉁법인 가동중단을 통해 SAP 뿐만 아니라 중국 계면활성제, 우레탄(Urethane) 수지 사업에서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레탄 사업은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과 50대50으로 PU(Polyurethane) 원료 폴리올(Polyol) 합작투자를 위한 유한책임사업조합(LLP)을 설립하는 등 재정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